K-Classic News 손영미 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어느 전시장 한쪽에서 사람처럼 미소 짓는 존재를 보았다. 금속과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얼굴이었지만 그 눈빛은 묘하게 친절했고 그 친절은 오래 준비된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사람들이 그 앞에 줄을 섰다. 대화를 나누고, 웃고, 사진을 찍었다. 누군가는 손을 잡았고 누군가는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렀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이제 인간이 인간에게 위안을 주던 시대는 조용히 저물고 있는 것일까. 사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위안을 옮겨 다니며 살아왔다. 자연이 두려워 신에게 기대었고 신이 멀어지자 공동체를 만들었으며 공동체가 흩어지자 가족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가족마저 바빠진 시대에 우리는 반려동물을 품에 안았다. 이제 그 다음 순서가 AI라는 사실은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모른다. 기술은 늘 인간의 빈자리를 찾아 들어오고 인간은 늘 그 빈자리를 스스로 만들며 살아간다. AI는 지치지 않는다. 상처받지 않는다. 기다림에 화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앞에서 더 쉽게 마음을 연다. 인간에게 털어놓으면 오해가 생기고 기대가 생기며 때로는 배신이 따라온다. 하지만 기계는 침묵 속에서도
K-Classic News 강주호 의사 / 쳄발리스트 | 봄의 기운이 머잖아 만연해 질 무렵인 3월 하순엔 음악의 아버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생일이 있습니다. 그레고리력 혹은 율리우스력에 따라 3/21 혹은 3/31 정도로 약 열흘이 차이가 난다고 하더군요. 제가 가장 애정하는 작곡가, 음악의 아버지 바흐에 대해서는 아마도 앞으로도 여러 차례 글을 쓰게 될 예정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저 뿐만 아니라 아마도 많은 건반악기 연주자들의 워너비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는 곡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려볼까 합니다. 이 곡, 생각보다 감상하고 즐기기엔 진입장벽이 있다고 생각하는 의견들을 주변에서 많이 들어왔고, 한편으로는 도전의 대상, 에베레스트 산과 같은 존재로 여기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오늘의 처방은, 이 대곡을 어떻게 들어야 더 재미있게 듣고 그 위대한 업적을 어디까지 알면서 들을 것이냐에 대한 접근에 대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 글을 통해 이 작품에 대해 더 흥미가 생기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1741년(혹은 1742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K-Classic News 노유경 평론가 기자 (추모에세이) 작곡가 백병동을 기억하며 ― 소리와 시간, 그리고 한 작곡가의 자리 2026년 3월 12일, 작곡가 백병동이 향년 90세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 현대음악의 형성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 세대의 작곡가가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36년 만주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한 뒤 독일 하노버 국립음악대학(현 하노버 음악·연극·미디어 대학, Hochschule für Musik, Theater und Medien Hannover)에서 수학했고, 그곳에서 윤이상과 알프레트 쾨르펜(Alfred Koerppen) 등에게 작곡과 음악이론을 배웠다. 귀국 후에는 서울대학교 작곡과 교수로 오랫동안 재직하며 한국 작곡계의 교육과 창작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한국에서 현대 작곡기법이 제도적 교육 속에 자리 잡아가던 시기에 그는 작곡가이자 교육자로서 그 흐름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이었다. 한국 현대음악의 학계와 작곡계에서 백병동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이름에 속한다. 일반 대중에게는 낯설 수 있어도, 한국 작곡계와 현대음악의 장 안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미 하나의 준거점처럼 자리해 온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세계 음악 시장을 돌아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대부분의 명품 악기와 악기 브랜드는 단순히 제작 기술만으로 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언제나 연주자와 교육 시장, 그리고 국제 네트워크가 함께 존재했다. 이탈리아의 바이올린이 세계의 표준이 된 것도, 일본의 야마하와 가와이 피아노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도 단순한 제조 기술만의 결과가 아니었다. 연주가와 음악 교육 시장을 연결하는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K-악기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는 뛰어난 장인의 기술과 전통을 가진 악기 제작자들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세계 음악 시장 속에서 브랜드로 성장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시장 구조와 인식의 문제다. 특히 국내 시장만을 바라보면 한계가 분명하다. 한국 사회에서 우리 악기에 대한 인식은 생각보다 낮은 편이며, 연주자와 제작자 사이의 협업 구조도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 그러나 시선을 세계로 돌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최근 베트남, 중국,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클래식 음악 교육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K-Classic은 아시아 음악가들과 함께 새로운 음악 교류의 장을 열고자 앞으느 “K-Classic Asian Virtuoso Violin Project”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연 초청이 아니라 K-악기, 비르투오조 연주, 그리고 창작 작품이 함께 만나는 새로운 음악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입니다. 세계 음악의 역사에서 위대한 악기 문화는 언제나 장인과 비르투오조 연주자의 협업 속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뛰어난 연주자는 악기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제작자는 그 가능성을 기술로 발전시킵니다. 이러한 협력 속에서 새로운 음향과 새로운 음악이 탄생합니다. K-Classic은 한국의 전통과 현대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K-악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세계의 뛰어난 연주자들과의 음악적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베트남,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클래식 음악 교육과 연주 활동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아시아 음악가들이 함께 새로운 음악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K-Classic은 동남아
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서문 K-Pop과 BTS가 이끄는 대중 한류는 지금 전 세계 문화 지형을 새롭게 쓰고 있다. 특히 BTS의 정규 5집 **‘ARIRANG’**과 광화문광장 컴백 라이브는 한국 전통 정서와 현대 대중문화가 만나는 상징적 장면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3월 21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리며, 서울 도심 전체가 이를 하나의 글로벌 문화 이벤트로 준비하고 있다. K-Classic은 이 같은 한류의 확장 흐름 속에서 질문을 던진다. 대중음악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지금, 한국 클래식은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국제 무대를 열 것인가. 그 첫 번째 답으로 제기되는 것이 바로 K-악기 담론이다. 유럽 중심의 클래식 악기 질서 속에서, 한국의 장인 정신과 제작 기술, 그리고 K-콘텐츠 시대의 문화 브랜드 파워를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없겠느냐는 것이다. K-Classic은 그 첫 기착지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목한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음악 교육과 공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지금, K-악기는 더 이상 국내에만 머물 주제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에 K-Classic
K-Classic News 김은정 국장 | 왜 지금 아시아인가? 수 세기 동안 클래식 악기 문화는 유럽이 주도해 왔습니다. 이탈리아의 바이올린과 독일의 장인 정신은 세계적인 기준을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문화의 중심은 시대에 따라 이동합니다. 오늘날 클래식 음악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은 아시아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 젊은 인구 구조, 그리고 확대되는 음악 교육이 이 지역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더 많은 학생들이 음악을 배우면서 악기에 대한 수요 또한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아시아는 세계 악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신흥 시장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제 질문은 더 이상 아시아가 클래식 음악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아니라, 아시아가 클래식 음악을 어떻게 새롭게 재구성할 것인가입니다. K-Instrument 담론(K-Instrument Discourse)은 그 하나의 답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아시아의 연주자와 악기 제작자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문화적 대화입니다. Why Asia Now? For centuries, Europe dominated classical instrument culture. Italian violins a
K-Classic News 김은정 국장 | K-악기에 대한 핵심 질문은 단순합니다. 시장은 어디에 있는가? 한국 내에서의 인지도는 아직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보면 상황은 다릅니다. 아시아—특히 베트남, 중국, 태국—에서는 클래식 음악 교육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음악 학교와 사설 음악 학원이 늘어나면서 악기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K-악기에게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한 전략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아시아 음악대학과의 협력 교수와 연주자를 한국으로 초청 쇼케이스 콘서트와 마스터클래스 개최 악기 시장은 단순한 광고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교육과 연주 네트워크를 통해 형성됩니다. 따라서 K-악기의 글로벌 전략은 단순한 상업 전략이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음악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입니다. ③ Global Strategy for K-Instruments A key question for K-instruments is simple: Where is the market? Domestic recognition in Korea remains limited. Yet globally the situat
K-Classic News 캡틴 강상보 | 1. 왜 AI 이후 ‘개근’이 중요해집니까?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지속성입니다. AI 이후, 의미 문명은 속도가 아니라 지속성을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매일 삶에 참여하고, 책임을 이어가는 힘. 그 힘이 바로 개근입니다. 2. 왜 많은 사람은 개근을 가볍게 생각합니까? 결과 중심의 시대가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빠른 성공을 이야기하지만, 문명은 지속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3. 개근은 무엇을 만들어 냅니까? 개근은 신뢰를 만듭니다. 사람은 능력보다 먼저 지속하는 사람을 믿습니다. 그래서 개근은 인간 관계의 기반입니다. 4. 왜 AI 이후 개근의 가치가 더 커집니까? AI는 순간적인 결과를 빠르게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의미 문명의 시대에서 시간 속에서 쌓이는 신뢰와 관계는 기계가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AI 이후 개근의 가치는 더 커집니다. 5. 개근은 개인에게 어떤 힘을 줍니까? 개근은 자신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매일 삶에 참여하는 사람은 자신의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지속성은 인간의 가장 강한 능력입니다. 6. 개근은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집니까? 개근하는 사람은 공동체를 지탱합니다
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최근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화려한 궁중 권력의 이야기가 아니라, 왕위에서 쫓겨난 한 소년 왕의 조용한 인간적 삶을 그린 사극이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Yoo Hae‑jin, Park Ji‑hoon, Yoo Ji‑tae, Jeon Mi‑do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는 조선의 비운의 왕 Danjong의 유배 시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 드라마다. 줄거리 — 왕이 아닌 ‘소년’의 삶 영화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서 쫓겨난 단종(이홍위)이 강원도 영월의 외딴 마을로 유배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그는 마을 촌장 엄흥도와 주민들과 함께 살게 된다. 궁궐에서는 왕이었지만, 유배지에서는 한 명의 소년이자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야 한다. 권력의 중심에서는 여전히 정치 세력이 그를 두려워하고 감시하지만, 유배지에서는 처음으로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고 웃고 살아가는 삶을 경험한다. 이 영화는 왕의 권력 투쟁이 아니라, 왕이 인간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화의 핵심 — “왕을 지키는 사람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단종이 아니라 촌장 엄흥도다. 유해진이 연기한 엄흥도는 권력과 무관한 평범한 백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