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에 있는 명품 고택 조견당에서
1인 아티스트의 생존 출구 전략은?
기업은 R&D 투자 즉 연구개발이 기업의 성장과 비전에 직결된다고 한다. 하나의 신상품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투자와 홍보 마케팅이 개입되어서 상품화가 된다. 이것에 비하면 1인 아티스트의 입장은 어떤가? 그래서 매니저가 필요하고 프로듀싱을 통해 상품 개발을 해야 한다. 이게 클래식에선 전혀 안되는 상황이다. 손에 꼽을 몇 몇에 해당하지만 절대 다수의 클래식은 대학이 겨우 기대는 언덕이다. 그런데 대학이 예전의 대학이 아니지 않는가.
연예계 역시 방송 오디션 콩쿠르를 만들어 엄청난 투자를 해서 스타를 만들어 낸다. 급기야 국제 성악 콩쿠르를 따와서 뮤지컬 혹은 트롯을 부르는 세태가 되버렸다. 클래식은 어떤 시장 개척 노력을 하고 있는가. 각자도생일 뿐, 그래서 가요는 몇 천을 받지만 순수 성악은 몇 백은 커녕 그 이히라도 감지덕지다.
고택 브랜드 가치가 수익 창출의 변수다
그렇다면 클래식에 전혀 방법이 없을까? 하나 있긴 하다. 바로 고택(古宅) 콘서트다. 누구 누구 소프라노나 바이올리니스트를 조수미처럼 띄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고택을 띄우는 것은 작전만 잘 짜면 될 수 있다. 고택의 값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 역시 투자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현재의 고택 주인장이 막대한 투자나 홍보, 마케팅을 할만하는 부자는 아닌것 같다. 고택 관리만 해도 힘이 들고 표도 나지 않을 돈이 들어가는 것이 고택 아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고택을 비워두면 더 힘들어지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여기에 신의 한 수가 있다. 고택도 부담이 되지 않고 연주가도 덕을 보는 방식이 뭘까? 바로 물물 교환 방식이다. 즉 고택은 공간을 대고 연주가는 연주를 댄다. 그 대신 값을 높여 이곳에서의 행위에 몸값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효한 고객층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아시아 한상대회에서 각국의 초청 쇄도를 받은 임동창 풍류 콘서트 (하노이 공연)
연주 투자는 완전한 시장 논리의 결실
이는 결코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행위가 이뤄지면 알려지게 된다. 처음엔 몰랐으나 방송을 타면서 알려졌던 것처럼 그렇게해서 고택과 콘서트 브랜드를 띄울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붙들고 이를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기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쉐어하는 1/N 방식이다. 그렇다고 돈을 크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입장이 되기만 하면 모든 게 상황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개런티를 받는다 못받는다 개념이 아니라 자기 투자의 지속성이 이뤄지니까 자유스러워진다. 어떤 경우도 연주 행위는 늘어나고, 자신의 프로필 증가나 홍보가 된다. 내가 연주를 투자하고 바로 정산을 하기 때문에 벌지 못해도 손해는 없다는 것이다. 완전한 시장 논리에 순응하는 것이다.
고택은 우리네 삶의 원형, K컨텐츠 최고의 매력
이러는 사이에 콘서트 상품은 알려지게 된다, 눈에 익어야 마음을 얻고 지갑을 열게 한다. K-풍류 콘서트의 고급 상품화 전략이다. 이 점에서 고택은 예술의전당 보다 백배 낫다. 첫째 장소를 마음대로 잡을 수 있고, 맞춤형 고객을 창출해 낼 수 있으며, 기업 연수 등의 고급 소비자나 외국인을 끌어 올수 있다. 고택이 호텔이나 기타 공간과 차별화된 한국 문화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역사와 전통 그 뿌리에서 솟아나는 스토리텔링이 바로 K콘텐츠가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공모 방식을 적용하기엔 이르다. 마인드가 충분하고 두뇌가 잘 돌아가는 경영 입장이 틔어 있는 아티스트여야 한다. 길을 내야 한다. 그 길을 내는데 이 사람 저 사람 하면 부산하기만 하다. 우선 선발대를 정하고 독립운동가의 자세로 개척에 나서야 한다. 길이 뚫리면 길은 또 다른 길을 연다. K 클래식이 첫 출시를 고택으로 설정한 의도다.
가만히 연주 초청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그렇게 해서 버는 돈보다 훨씬 세월의 낭비가 크고 많다. 수많은 이들이 도중하자 하는 이유다. 왜 공격적인 1/N 투자 방식을 해야 하는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현장성이 부족한 것이다. 기다릴 시간이 없다. 물들 때 배 띄워라는 말처럼 지금이 코로나도 풀리고 신한류로 고택의 아늑함에 젖고 싶은 때다. 고향을 잃은 이들에게 고택은 어머니의 품이다. K-풍류 콘서트, 고택 투어에 힘찬 발걸음을 옮기고 싶다.
김영준 교수 공연장 이미지 업고 살던 시대 지났다
김영준 명예교수(바이올리니스트)는 지금까지 클래식의 출구 전략인 시장 개척에서 가장 명쾌한 방향인 것 같다며, 지난해 한남동 일신홀 공간을 자유롭게 썼는데 이번에 보니까 자리가 하나도 없다. 대형 공연장에서 비싼 대관료 주고 실적물 만드는 시대는 분명히 지났고 작은 공간에서 생존 방법을 찾는 것인데. 어떤 경우든 연주가가 자생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런티 몇 푼이 중요한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번 고택 투어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했다.
지난해 동서악회의 불가리아 아르덴짜 듀오 초청 공연 (일신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