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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송년판소리–안숙선의 춘향가> 12월 31일(토) 하늘극장에서

약 10년 만에 만정제 ‘춘향가’ 부른다.

K-Classic News 탁계석 기자 |

 

 

국립극장은 <송년판소리–안숙선의 춘향가>를 12월 31일(토) 하늘극장에서 무대에 올린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12월에는 ‘송년판소리’ 무대로 꾸며진다. 지난 9월 문화재청이 안숙선 명창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인정한 이후 펼치는 첫 완창 공연이라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안숙선 명창과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의 인연은 각별하다. 1986년 처음으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른 이래 30회가 넘는 최다 출연의 기록을 세웠고,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심청가·흥보가·수궁가·적벽가)을 모두 완창한 유일한 소리꾼이다. 2010년부터 매해 12월 송년판소리와 함께해온 안 명창은 올해도 어김없이 2022년의 마지막 완창판소리 무대를 장식한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대명창 안숙선의 깊은 소리를 들으며 한 해를 마무리할 귀한 기회다.

 

안숙선 명창은 송년판소리 무대에서 약 10년 만에 만정제 ‘춘향가’를 부른다. 만정제 ‘춘향가’는 안 명창의 스승인 김소희(1917~1995) 명창의 호 ‘만정’에서 명명한 ‘춘향가’의 한 유파다. 김소희의 대표 소리로 꼽히는 ‘춘향가’는 다른 유파보다 춘향의 비극적인 상황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만정 김소희의 소리를 가장 잘 물려받은 애제자로 꼽히는 안숙선 명창은 맑고 우아한 소리 색채와 정확한 음정, 절제미 등이 스승의 소리와 가장 닮았을 뿐 아니라, 삶과 예술을 대하는 정신까지도 이어받았다. 스승의 가르침을 본받아 7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늘 한결같은 자세로 소리를 정진해온 대명창 안숙선, 그리고 또 그의 뒤를 잇는 제자들과 함께 만정제 ‘춘향가’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무대에서 안숙선 명창은 만정 소리를 계승하는 다섯 명의 제자, 유수정 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국립창극단원 서정금, 소리꾼 이선희·박민정·박자희와 함께한다. 공연의 문을 여는 소리꾼은 박자희다. MBN ‘조선판스타’에서 ‘감성 소리꾼’이라는 평을 얻은 그가 ‘춘향가’의 백미인 ‘사랑가’까지를 들려준다.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국립창극단 중견 단원 서정금은 ‘이별가’의 초반까지 부르며, 이어 안숙선 명창이 무대에 올라 애절한 이별 장면의 절정을 들려줄 예정이다. 네 번째 주자는 소리꾼 박민정으로 신관 사또로 부임한 변학도의 ‘기생점고’ 대목까지를 선보인다. 국립창극단 전 예술감독이자 만정의 대표적 제자인 유수정은 춘향의 ‘십장가’부터 ‘옥중가’ 전까지, 그리고 판소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리꾼 이선희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2022년 마지막 날 펼쳐지는 <송년판소리–안숙선의 춘향가>는 신분과 성별의 차별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굴복하지 않은 춘향의 이야기를 통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안숙선 명창은 “판소리 ‘춘향가’에는 기쁨과 슬픔‧그리움‧환희‧행복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이 녹아있다”라며 “화사하면서도 웅장하고 때로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것이 ‘춘향가’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고수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고법 보유자 김청만, 국립창극단 기악부장 조용수가 맡는다. 해설과 사회는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유영대가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전석 3만 원.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