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프랑스 음악이 지닌 섬세한 색채와 시적 울림을 한 무대에 응축한 바이올린 독주회가 관객을 찾는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미령이 오는 5월 2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French Musical Legacy’를 주제로 독주회를 연다. 이번 공연은 작가의 음악적 사유를 수채화처럼 풀어내는 ‘수채화 시리즈’의 네 번째 무대로, ‘Après un rêve(꿈을 꾼 후에)’라는 부제를 통해 꿈과 현실의 경계, 그 사이에 머무는 정서의 미묘한 흔들림을 음악으로 포착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프랑스 음악의 흐름을 따라가며, 낭만주의에서 인상주의로 이행하는 미학적 전환을 하나의 서사로 엮는다. 선율의 절제와 여백, 그리고 음색의 미묘한 농담(濃淡)을 통해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은유적으로 환기하는 프랑스 음악 특유의 언어가 중심에 놓인다. 서로 다른 시대와 어법을 지닌 작품들은 하나의 정서적 궤적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유산(legacy)’이라는 주제 아래 긴 호흡의 음악적 흐름을 형성한다.
1부는 모리스 라벨의 초기작 ‘Sonata Posthume’로 문을 연다. 라벨 특유의 정교한 구조미가 아직 완전히 정립되기 이전의 작품이지만, 이미 감각적인 선율과 섬세한 음향 감각이 드러나는 곡이다. 이어지는 가브리엘 포레의 ‘Romance’와 ‘Après un rêve’는 프랑스 음악의 서정성을 대표하는 작품들로, 인간 내면의 감정을 절제된 호흡과 투명한 음색으로 풀어낸다. 특히 ‘Après un rêve’는 현실로 되돌아오는 순간의 아련함을 담아내며, 이번 공연의 부제와도 긴밀하게 호응한다.
2부에서는 카미유 생상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d단조, Op.75’가 중심축을 이룬다. 이 작품은 고전적 형식미 위에 화려한 기교와 극적인 대비를 결합한 곡으로, 프랑스 낭만주의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전 악장을 관통하는 긴장감과 추진력은 1부의 서정적인 흐름과 대비를 이루며, 공연 전체에 구조적 균형과 드라마를 부여한다. 섬세함과 격정, 내면과 외면의 대비가 한 무대 안에서 교차하는 순간이다.

김미령은 따뜻하면서도 밀도 있는 음색, 그리고 과장되지 않은 절제된 표현으로 음악의 본질에 다가가는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이화여자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우등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바이올린 연주박사(D.M.A.)와 비올라 석사(M.M.)를 취득하며 학문적 기반을 다졌다. 이후 카네기 홀 데뷔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꾸준히 연주 활동을 이어왔으며, 다양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솔리스트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현재 안동 신포니에타 음악감독과 국립경국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연주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피오트르 쿠프카가 함께한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쳐온 그는 깊이 있는 해석과 안정된 앙상블 감각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현재 국내 주요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두 연주자는 긴밀한 호흡을 바탕으로 프랑스 레퍼토리의 섬세한 결을 입체적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한편 예인예술기획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의 입장권은 전석 3만원(학생 50% 할인)이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와 NOL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프랑스 음악이 지닌 미묘한 색채와 시적 정서를 깊이 있게 조망할 이번 무대는, ‘꿈 이후에 남는 감정의 잔향’을 음향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