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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영원의 명상예술 '그림자의 그림자'- 압구정 청작화랑(9월20일~10월10일)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만든 탁월한 예술성의 작가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초대말씀

풍요로운 이 가을에 한국 화단에서 훌륭한 조각가 김영원 선생님을 모시고 기쁘게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선생님은 한국 조각계의 거장으로서 사실주의 조각을 인간의 기능적인 정신성보다는 신체성이 우선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인체 작업을 독특하고 개성있게 표출해왔습니다.

한 작품 속에 이미지와 다른 개념이 다르면서 함께 공존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자기 성찰을 유도하는 훌륭한 작품들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4년 전부터는 명상예술의 일환인(Art of Qiosmosis) 퍼포먼스로 순간적으로 화면에 표출한 회화 작품들이 열정 속에서 탄생되었습니다. 회화 작품은 보는 순간 세상의 모든 상념과 크고 작은 고통은 흩어져버리고 강한 생명력과 삶의 힘을 불러내고 있습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역사적인 작품으로 제작했으며 모든 이에게 존경받고 성실함과 정직하게 살아온 삶 만큼이나 열정을 다한 훌륭한 작품이오니 부디 오셔서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2년 9월 청작화랑 손성례드림 

 

 

그림자의 그림자, "열어놓은 화두"로 꽃을 피우다

글 김윤섭(아이미술연구소 대표 미술

시발이 숨을 죽인 듯 고요하다. 가라앉은 공기를 사뿐사뿐 밟아가며 느릿한 걸음을 이리저리 옮기 있다. 여리게 도는 공기의 흐름에 기대어 흐느적흐느적 인신 너울대는 몸짓이다그 리듬을 타 양깔과 손감선도 서로 엇박자로 교차하며 신묘한 곡선을 만들어낸다. 마음을 추스르고 안정을 찾을 그 정직은 찰나의 순간에 깨졌다! 한없이 부드럽던 손끝의 추임새는 마치 공중을 선회하던 송골 400km 가까운 순간 시속으로 내리꽂듯 캔버스 화면을 날카롭게 스치고 지나갔다.

잠든 물결에 일으킨 파동처럼, 빈 캔버스에 남겨진 생채기는 온갖 바람을 문신으로 새겨놓은 듯 첫 여름의 훈풍이나 한 여름의 하늬바람, 한 겨울의 삭풍까지 한꺼번에 담아놓은 것이다. 부드러우면서도 회돌이 치는 걱정의 감정까지 그대로 읽힌다. 이 모든 감성적 체흔이 완 데는 불과 2-3초면 충분했다. 조각가 김영원의 회화작품 <Cosmic force>가 탄생되는 과정이다. 말하면 그의 그림은 그림이 아니다. 내재된 에너지가 표출된 "몸짓언어"이자, 순간적인 스피 전율하는 교감의 시그널(signal)이다.

조각가 김영원은 서울시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으로 유명하다. 사실 그보다는 동대문디자 (DDP)나 홍익대학교 대학로센터 앞에 선 <그림자의 그림자> 작품이 더욱 큰 인상을 남긴다 조각가가 인체를 다루는 방식은 지극히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그 신체가 지닌 본질적 측면을 기 상징성에 더욱 집중해왔다. 그리스 시대의 "미적 이데아의 잔영"을 독창적인 예술관으로 연작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노자의 유무상 불교의 색즉시공 동양의 정신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되, 서로다른세계관을 통합해 방식을 보여준다. 한편으론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공공미술의 새로운 전형을 완성해냈다. 

 



"규정된 내용은 없다. <그림자의 그림자>란 작품의 명제는 형식적인 것이고, 누구나에 나름대로 답을 구할 수 있도록 열어놓은 화두와 같은 작품들이다. 농부들이 논과 밭에 짓듯이, 그냥 작업실에 나가 작업에 매진할 따름이다. 다만 자기 성찰과 각성의 예술을 지 명상과 정신수련을 한 선상에 놓고 "명상 자체가 예술 작업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려 한다

조각이든 그림이든, 김영원 작품의 요체는 "구도적 명상(Spiritual Meditation)"이다. 

 

 

그 자체로 예술적 신념의 상징이며, 예술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언어와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선 과감히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해체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극단적으로는 기존에 만들어 놓은 작품을 집어 던지 깨뜨린 후, 다시 재조립해 복원과정을 거쳐 작업화했다. 최근의 그림자의 그림자" 시리즈는 초기 구상적 성격의 중력 무중력" 시리즈와 중반기 이후 추상적 성격의 명상적 "기" 연작을 합쳐 놓은 형국이다.

1994년 22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는 대표적인 에피소드로 꼽힌다. 전시장 가운데에 흙으로 만든 원형 기둥을 세우고, 그 주변으로 너울너울 기무를 추다가 응축된 기(氣)의 흐름에 따라 매의 발톱처럼 재빠르고 날카롭게 흙기둥을 긁어내는 퍼포먼스였다. 이 퍼포먼스로 서방의 모든 관람객을 일순간 매료시켰다. 듣도 보도 못한 신선한 충격적 조형언어에 탄복을 자아냈다. 작품의 •메시지는 문자(경전의 문구이나 스승의 말씀)는 한낱 깨달음의 방편일 뿐, 진정한 진리의 깨달음은 문자를 떠나 인간의 마음을 직시하여 본성을 보아야 한다는 "선의 불립문자)" 이념을 간결하게 형상화한 것이다.


"나는 예술을 통해서 나를 만나고 나와 소통하며, 몸과 마음을 고양시키는 방법을 기공명상( 에 의한 "예술선에서 찾고자 했다. 내 몸짓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고, 내 몸속과 바깥의 기운이 서로 만나 내 몸 자체가 곧 흙 주걱이 되고, 붓이 되어 자동기술적인 기(氣)의 흐름에 의지한 작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김영원 작가는 오랜 기간에 걸쳐 동작을 통한 수행법인 비파사나 수행과 명상을 연마해왔다. 마음을 비워 공(空)의 몰아) 상태로 들어가는 법을 익혀 "예술이 지닌 최상의 소통과 표현법"으로 응용해온 것이다. 개인적인 수행자(行)로서의 언어가 아닌, 보다 확장되고 깊이 있는 교감의 조형언어로 재해석된 작품이 바로 "그림자의 그림자" 시리즈인 셈이다. 이 역시 서양 중심의 미의식 이데아 환영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존적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 실천해온 다양한 시도의 연장선이다. 

 



특히 김영원의 연작 <그림자의 그림자 - 꽃이 피다>는 "우주의 모든 사물은 그 어느 하나라도 홀로 있거나 일어나는 일이 없이 모두가 하나로 융합하고 있다"는 화엄사상(思)의 표본으로 여길만하다. 마치 활짝 핀 꽃처럼, 앞뒤로 펼쳐진 신체의 그림자들은 진아와 그림자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함을 잘 보여준다. 그 자체로 곧 현상이며, 세상의 모든 면을 비춘 거울이 된다. 그림자는 스스로 만들어지지 못하고 빛이 있어야 그림자를 볼 수 있듯, 현상 너머의 본질적 원형을 인지하도록 깨우쳐 준다.

그림자의 그림자를 좇는 조각이든 신명나는 춤사위로 출발한 회화이든, 결국 김영원의 작품은 현실에서 "예술적 화업"의 구현이다. 점차 우리 인생의 비행은 끝나가지만,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는 여정은 쉽게 멈출 수 없다. 비록 저마다의 삶에 나름의 기복이 있겠지만, 모든 경우의 운과 기운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김영원 작가의 작품으로 만나는 "우주에너지의 원천 - Cosmic force" 혹은 "그림자의 그림자"는 우리의 사고(思考) 본질의 샘으로 쉼 없이 조율하다 안내해준다. 

 

탁계석 회장과의 짧은 인터뷰 

 

칸타타 '훈민정음(오병희 극본, 작곡)'을 만든 극본 작가로서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만드신 작가 님을  언제고 꼭 한번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갤러리 전시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장님이 알려 준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김영원 작가: 저도 이 작품을 만들면서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깊고 따뜻한 애민정신에 눈물이 났습니다. 왕이 백성을 이토록 생각하는 군주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요?  참으로 오늘의 정치 지도자들에게서 이같은 애민 정신이 조금만 있다고 해도 이렇게 혼란스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탁계석:  이번 훈민정음 작품이 정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서 개최하는 한국문화축전(9월30~10월 8일) 전야제에 메인 작품으로 올라가게 되어 더욱 뜻이 깊습니다.  전시가 끝나면 선생님의 작업장에 들러 작품을 만드신 과정과 또 기를 활용해 명상예술에 깊은 울림을 전파하는 생동감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그림의 춤사위가 한국의 얼과 풍류를 물씬 전해주는 느낌인데 갤러리에 들어서니 그 열기에 몸이 뜨거워 짐을 느꼈습니다. 

 

김영원: 동일한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의 작가로서 앞으로 나눌 대화가 많겠군요. 우리 한류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우리국민의 정체성을 바로 세종대왕에게서, 우리 문화 르네상스의 원류를 세종에서 찾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봅니다.  전시에 관람해 주셔셔 감사합니다. 

 

김영원 작가와 함께 포즈를 한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김영원 작 세종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