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섭 한국현대시] 이 바쁜데 웬 설사 - 김용택

  • 등록 2024.08.25 16: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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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etter Me
노동은 섬김에 대한 봉사이다
꿈은 더 나은 내일을 향해

 

 

 

 

 

 

 

이 바쁜데 웬 설사

 

김용택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 김용택 시집 『강 같은 세월』 창작과 비평사, 1995
 

 

 

 

 

 

 

 

문체는 정신의 표현 방식 입니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이런 긴박한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요

 

 

실제로 이 시는

시인의 어머니가 저 광경을 목격하고선

아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시인이 고스란히 받아쓴 것이라고 합니다


 

 

 

이 시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었습니다

 

 

 

 여섯 행에 불과한 이 짧은 시에서

어느 한 행이라도 빠져있다면

긴장감의 밀도가 떨어져 재미도 덜했을 것입니다. 

 

‘바작’이란 낯선 농촌 물건도 살짝

시의 품격을 거들고 있습니다.

바작은 지게에 짐을 싣기 좋도록 하기위해

대나 싸리로 걸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만든

조개모양의 물건입니다. 

 

 

 

세상은 마구 변해도

인간과 자연은 다행히 언제나

거룩하고 신성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최고는 늘 단순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끊임없이 살아있는 제단입니다

 

 

당신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뜻밖의 능력자 입니다

 

 

 

원종섭   Won  Jong -Sup

시인,  길위의인문학자, 대중예술 비평가

 

원종섭 기자 redfox05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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