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희 작곡, 차길진 작사 '무지개' 테너 이영화

  • 등록 2024.08.08 09: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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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보내는 청량한 편지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천생연분’의 작곡가로 프랑크푸르트, 동경문화예술관, 북경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우리 오페라의 새 지평을 열어 가는 작곡가 임준희 씨에게 고등학교 때 쓴 시 ‘무지개’를 보여준 것은 지난해 이 무렵의 일이다. 정말 쉽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실력이라고 생각하니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임준희씨는 시를 조용히 읽어보더니 얼마 후 명곡을 만들어 왔다. 내 시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가곡이다.

‘비 개인 오후 무지개를 바라보며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네, 사랑했던 그 사람은 안녕하신지’.

‘무지개’는 항일운동을 하며 중국의 황야에서 조국을 바라보던 선친의 심정을 나름대로 헤아려보려던 시였지만 임준희씨는 흩날리는 세월에 문득 생각난 한 남자의 추억담으로 성숙한 곡을 붙여 노래를 완숙하게 성장시킨 것이다.

이후 나는 ‘그토록 그리움이’라는 시도 임 작곡가와 작업했다. 지금은 이탈리아어로 옮겨져(Il vuoto che in me sento) 베니스에서 불려 지는 이 노래는 이렇게 시작된다.

‘사람이 드문 탱자길, 사람이 가지 않는 수수밭길을 그대로 바람이 되어 날아보아요. 그래도 그리움이 떠나지 않으면 그대로 침묵하고 시인이 되어요.’

그날은 정말 시인이 된 마음으로 우리 노래 사랑본부 카페 회원들을 만났다. 모임은 소박했지만 열정은 뜨거웠다. 중학교 강당에서 열린 노래회는 임준희씨의 곡이 테마였다. 나는 시인 차길진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이렇게 소개된 적은 내 인생 처음이었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작사가 차길진 시인님이 2008년 11월에 쓴 소감문의 일부이다 - 

 

                                 테너 이영화 님의 연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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