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선암사 와송
석연경
위를 향해 뻗어갈 줄
몰라서가 아니다
땅에 엎드려도
육백 오십 년 편안하더라
낮추어라
그래도 괜찮다
아무 일 없다
바로 아래가 바닥인데
절벽에 매달린 줄 알고
사투를 벌이던 눈먼 이 이야기
내려놓아라
한 줄기에서 나온 두 가지
한 가지는 구불거리며 서있고
한 가지는 땅에 닿을 듯 누워서
꿈틀거리며 솔향을 전한다
펼쳐진 잔가지 끝은
우람한 대웅전 치미
전각의 위엄을 뿜어내는
와불이여
- 석연경, 『둥근 거울』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이 있고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음.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