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김의길 작가 |

혈사경血寫經
석연경
지혈이 잘 안 되는
혀에서 피를 받아
혼魂이 썼다는 화엄경을
박물관에서 본 가을
활활 타오르는 조계산 자락을
먹먹한 마음으로 뚜벅뚜벅
대웅보전으로 오르는 길에
나는 보았네
이끼 낀 오래된 석축에
피로 새긴
꽃무릇 경전
누군가는 화두를 새기고
누군가는 불화를 피우고
익은 햇살 아래 타오르는
핏빛 화엄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시집 『섬광, 쇄빙선』 외 10권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