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Erdos Han 작가|

우리는 모두 종이배를 타고 살아간다. 어릴 적 물에 띄워본 종이배는 작고 가벼웠다. 신문지 한 장을 접어 만든 배는 물결 하나에도 흔들렸고, 물이 조금만 스며들어도 금세 젖어 가라앉았다. 그러나 우리는 그 작은 배를 바라보며 마음속에 저마다의 세계를 실었다.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었지만, 물 위에 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렜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타고 있는 종이배는 예전의 종이배와 다르다. 우리가 접은 종이배에는 신문 한 장이 아니라 세상의 수많은 정보가 실려 있다. 뉴스와 광고, 영상과 댓글, 다른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 정치와 경제, 유행과 욕망이 쉼 없이 배 안으로 밀려든다. 스마트폰을 한 번 열면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우리는 잠시도 정보의 바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신문지는 원래 세상을 기록하는 종이였다. 누군가의 사건과 삶, 시대의 희망과 절망이 활자로 남았다. 우리는 신문을 읽으며 세상을 이해했다. 그러나 이제 신문지는 어느 순간 종이배가 되어 우리를 정보의 바다 위로 실어 나른다. 문제는 배에 너무 많은 것을 싣고 있다는 데 있다. 정보는 많아졌지만 생각할 시간은 줄어들었다. 아는 것은 많아졌는데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오히려 희미해졌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많이 듣다 보니 정작 내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누군가의 성공을 보고 나의 삶을 비교하고, 누군가의 분노를 따라 화를 내며, 누군가의 욕망을 나의 욕망이라고 착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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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는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었지만 반드시 현명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신문지로 만든 종이배에 개미 한 마리가 올라가 있다. 그림 속 개미는 자신이 올라탄 배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앞을 향해 걸어갈 뿐이다. 어쩌면 우리도 이 개미와 다르지 않은지 모른다. 수많은 정보 위에 올라탄 채 그것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종이배는 물에 젖으면 가라앉는다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다. 정보가 많다고 삶이 단단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감당할 수 없는 정보와 욕망을 계속 싣다 보면 우리의 작은 배는 점점 무거워진다. 결국 물결 하나, 시대의 변화 하나에도 중심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보를 걸러내는 힘이다.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 누구의 말을 들을 것인지, 무엇을 믿을 것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목소리를 들을 필요는 없다. 때로는 휴대전화의 화면을 끄고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자신의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다. 신문지로 만든 종이배는 언젠가 물에 젖어 가라앉는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많은 지식과 재산을 싣고 살아도 삶이라는 강물의 끝에서는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에 실었느냐가 아니다.그 배를 타고 어디를 향해 살아왔느냐이다.
정보의 바다에서 우리의 종이배가 가라앉지 않기를 바란다면, 때로는 배에서 무거운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남의 생각도, 지나친 욕망도, 끝없는 비교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오직 하나만 남겨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세상은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우리 종이배에 실어줄 것이다. 그러나 방향을 정하는 사람은 정보가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이어야 한다.
Artist ERDOS 한경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