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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dos Han 칼럼] AI에게 묻는다

인간의 감성, 공감, 양심, 상상력 그리고 책임

K-Classic News  Erdos Han |

 

 

인류는 오랫동안 철학과 사상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물어왔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많은 철학과 사상은 19세기 이전의 인간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그 시대의 인간에게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좁았다. 이동은 느렸고, 정보는 제한적이었으며, 자연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인간은 태어난 지역과 신분, 종교와 공동체의 질서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플라톤의 이데아,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공자의 인과 예, 불교의 해탈, 스토아 철학의 절제, 기독교의 구원, 근대 철학의 이성과 자유. 이 모든 사상은 당시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질문에 답했다. 어떻게 욕망을 다스릴 것인가, 어떻게 공동체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 무엇이 진리인가, 인간은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AI가 인간의 일상에 들어온 오늘,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질문만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

 

21세기의 인간은 과거와 전혀 다른 환경에 살고 있다. 인간보다 빠르게 정보를 처리하는 기계가 등장했고, 지식은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경과 언어의 장벽은 낮아졌으며,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지구 반대편 사람에게 즉시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자연을 두려워하던 존재에서 오히려 자연을 변화시키고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따라서 이제 철학의 중심 질문도 달라져야

 

‘인간이 무엇인가’에서 더 나아가 ‘인간과 AI는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어떻게 지식을 얻을 것인가’보다 ‘넘쳐나는 지식 속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와 함께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를 다시 물어야 한다. AI에게 인간보다 많은 지식이 있다고 해서 인간보다 더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지식은 계산할 수 있지만 의미는 계산하기 어렵다. 정답은 만들어낼 수 있지만 삶의 가치는 대신 결정할 수 없다. 결국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인간의 감성, 공감, 양심, 상상력 그리고 책임이다.

 

어쩌면 우리는 과거의 철학을 버릴 것이 아니라 다시 읽어야 한다. 공자의 ‘인’은 AI 시대의 공감으로, 소크라테스의 성찰은 알고리즘 시대의 자기 질문으로, 스토아의 절제는 무한한 소비와 정보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과거의 사상이 낡았느냐가 아니다. 그것을 오늘의 인간에게 어떻게 다시 연결하느냐이다. AI 시대의 철학은 인간을 기계처럼 만드는 철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기계가 인간처럼 많은 일을 할수록 인간은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더 깊이 물어야 한다
.
19세기 이전의 철학이 인간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가르쳤다면, AI 시대의 철학은 여기에 하나의 질문을 더해야 한다.‘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인간만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아마 미래의 가장 중요한 철학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될 것이다.

 

Artist ERDOS 한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