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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dos Hann 칼럼] 강아지의 삶을 부러워하는 사람들- “개 팔자가 상팔자다.”

K-Classic News  Erdos Hann 작가 |

 


 

사람들은 때때로 사랑받는 강아지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따뜻한 집에서 잠을 자고,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가족의 품에 안겨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무 걱정 없이 먹고 자고 사랑받는 강아지의 삶이, 온갖 책임과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보다 행복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 속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본능과 이성의 간극이다. 강아지는 지금의 행복에 충실하다. 배가 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반가우면 꼬리를 흔든다. 사랑받으면 온몸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주인이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면 마치 세상의 전부를 다시 만난 것처럼 기뻐한다. 과거의 실패를 오래 붙잡고 있지도 않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지도 않는다.

 

반면 인간은 이성을 가진 존재다. 우리는 어제의 일을 후회하고, 내일의 일을 걱정한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며 불안해하고, 남보다 앞서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인다. 사랑받고 있으면서도 더 많은 사랑을 원하고, 가진 것이 충분하면서도 더 가지려 한다. 바로 그곳에서 인간의 행복은 복잡해진다.

 

강아지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어쩌면 강아지가 누리는 단순한 현재가 부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본능만으로 살 수 없기에 문명을 만들었고, 예술과 철학을 만들었으며, 사랑과 책임이라는 가치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이성은 인간을 위대하게 만든 동시에 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고,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며, 기억하기 때문에 상처를 되새긴다. 그렇다고 인간이 강아지처럼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이성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성이 본능을 지나치게 억압하지 않도록 균형을 찾는 일이다.

 

강아지는 우리에게 묻지 않는다. “나는 남보다 행복한가?” 그저 오늘의 햇살을 받고, 사랑하는 사람 곁에 누워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어쩌면 우리가 강아지를 보며 부러워해야 할 것은 팔자가 아니라 태도인지도 모른다. 사랑을 받으면 의심하지 않고 사랑하고, 기쁘면 기뻐하고, 슬프면 슬퍼하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태도 말이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 뒤에는 인간의 깊은 한숨이 숨어 있다. 우리는 너무 많이 생각하고, 너무 멀리 걱정하며, 너무 자주 비교한다. 그래서 가끔은 강아지에게서 인간이 잃어버린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성으로 세상을 이해하되, 본능처럼 현재를 사랑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인간이 강아지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Artist ERDOS 한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