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Erdos Hann] 개미가 사라진 도시, 생태계도 사라지는가

공존의 원리가 선순한 생태계 뿌리

K-Classic News  Erdos Hann 작가 |

 


서울의 아파트 단지와 도시 숲에서 개미를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사람의 생활공간을 깨끗하고 쾌적하게 관리하기 위해 정기적인 방역과 살충이 이루어지면서,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작은 개미들까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인간에게는 해충을 줄이는 도시 정비의 한 과정이지만, 자연의 관점에서 보면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지게 한다.


개미는 단순히 귀찮은 곤충이 아니다. 흙을 파고 이동하면서 토양을 뒤섞고, 유기물을 분해하며, 씨앗을 옮기고, 다른 곤충과 새들에게 먹이가 된다. 수많은 개미가 땅속과 지표면을 오가며 생태계의 작은 순환을 만들어낸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역할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특히 도시 숲은 인간이 만든 녹지이지만, 그 안에서는 나무와 풀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흙 속에는 미생물이 있고, 그 위에는 곤충이 있으며, 곤충을 먹는 새와 작은 동물이 있다. 하나의 생태계는 눈에 띄는 큰 생명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생명들의 연결이 도시 자연을 지탱한다.


물론 아파트의 방역을 무조건 중단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위생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방역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깨끗한 도시'라는 목표가 '생명이 없는 도시'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도시 정비의 기준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 무조건적인 살충보다 해충이 발생하는 특정 구역을 선별적으로 관리하고, 도시 숲과 녹지에는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는 공간을 남겨야 한다. 사람의 주거공간과 자연의 공간을 구분하여 관리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서울의 도시 숲에서 개미 한 마리가 사라지는 것이 당장 큰 사건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작은 생명들이 사라진 뒤 어느 날 우리가 도시의 자연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그때는 되돌리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도시 정비란 자연을 깨끗하게 지우는 일이 아니라 인간과 생명이 함께 살아갈 질서를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개미가 지나갈 작은 길 하나, 흙이 살아 있을 작은 공간 하나를 남겨두는 것. 그것이 콘크리트 도시 서울이 자연과 다시 손을 잡는 첫걸음일 것이다. 개미는 작다. 그러나 개미가 사라지는 도시가 과연 건강한 도시인지,
우리는 한 번쯤 되물어야 한다.

 

Artist ERDOS HAN KYUNG 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