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Erdos Han 작가 |

한국의 전통음악과 가곡이 이제는 더 이상 우리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의 음악은 오랜 역사와 깊은 정서를 품고 있지만, 그 가치를 우리 스스로만 알고 즐기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세계의 문화가 국경을 넘어 서로 만나고 경쟁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시대에, K-CLASSIC 역시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나아가야 한다.
오늘날 세계는 한국을 더 이상 변방의 문화국가로 바라보지 않는다. 영화와 드라마, 대중음악, 미술과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의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러나 문화의 한 축인 클래식과 전통음악의 세계화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의 전통음악과 가곡은 그 깊이에 비해 세계적인 무대에서 제대로 소개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K-CLASSIC은 단순히 한국의 클래식 음악을 부르는 이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한국의 정신과 미학, 역사와 정서를 현대적인 언어로 세계에 전달하는 하나의 문화운동이 되어야 한다.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전통을 현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게 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우리의 전통음악에는 서양음악과는 다른 호흡이 있다. 판소리에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있고, 산조에는 자유로운 즉흥성과 삶의 굴곡이 있다. 정악에는 절제와 품격이 있으며, 민요에는 민중의 생활과 감정이 담겨 있다. 가곡 역시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우리의 언어가 가진 운율과 정서, 시와 음악이 만나는 아름다운 예술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랫동안 이러한 자산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서양의 음악은 세계적인 문화로 인식하면서도 우리의 음악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박물관 속에 넣어두려는 경향이 있었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살아 움직이는 문화여야 한다.K-CLASSIC의 새로운 출발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가곡을 새로운 무대언어로 확장하며, 국악과 서양 클래식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을 만들어야 한다. 젊은 음악가들이 전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며, 기성 음악인들도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객과 새로운 세계를 향해 문을 열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악인의 적극적인 활동이다
문화는 정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지원할 수 있지만 문화의 생명은 예술가에게서 나온다. 음악인이 무대에 서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해외로 나가고, 다른 나라의 예술가들과 만나면서 문화의 영토는 넓어진다. 따라서 K-CLASSIC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음악인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국내 공연 한 번을 성공시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 음악을 어떻게 세계인이 듣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한국에서 박수를 받는 것과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세계의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음악적 완성도뿐 아니라 기획, 홍보, 번역, 무대연출, 국제교류 등 종합적인 문화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에 민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예술가들이 창작하고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일회성 행사를 지원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장기적인 국제교류와 창작 프로젝트를 지원해야 한다. 기업 역시 문화후원의 의미를 단순한 광고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문화에 투자하는 것은 국가와 기업의 미래 자산에 투자하는 일이다.
민간 문화기획자와 예술단체의 역할도 크다. 좋은 음악가와 작품을 찾아내고, 국내외 공연장을 연결하고, 새로운 관객을 발굴하는 것은 현장을 아는 민간의 힘이 없이는 어렵다. 결국 정부·기업·문화기획자·예술가가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고 협력할 때 K-CLASSIC은 하나의 지속 가능한 문화운동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탁계석 K-CLASSIC 회장이 보여주는 열정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화는 누군가의 열정에서 시작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먼저 바라보고,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사람을 모으고, 끊임없이 무대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어야 문화의 새로운 길이 열린다.

탁계석 회장과 같은 열정이 지금 우리 문화계에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의 문제의식이 여러 사람의 의식을 깨울 수는 있다. 그리고 그 의식이 음악가들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민간의 참여와 정부의 정책으로 연결될 때 하나의 문화적 흐름이 만들어진다. K-CLASSIC은 그런 흐름이 되어야 한다. 특히 가곡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가곡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지만 대중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면 가곡을 대중에게 탓할 것이 아니라 가곡이 먼저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
오늘의 무대에서 오늘의 관객과 만나야 한다.
시대의 언어로 새로운 가곡을 만들고, 젊은 작곡가와 시인, 성악가가 협업해야 한다. 영상과 무대예술, 미디어아트와 결합할 수도 있다. 전통적인 성악무대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형식에 도전할 수 있다. 전통음악 역시 마찬가지다.국악을 국악인들만의 음악으로 남겨두지 말고 재즈, 클래식, 현대음악, 무용,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와 만나게 해야 한다.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전통 훼손하는 일이 아니라 전통을 살아 있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경계해야 할 것도 있다.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음악을 지나치게 서구화하거나 외국인이 좋아할 만한 모습으로만 변형해서는 안 된다. 세계화는 자기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 세계인은 관심을 가진다. 세계인이 한국음악을 듣는 이유는 그것이 서양음악과 똑같기 때문이 아니다. 한국만의 소리, 한국만의 호흡, 한국만의 정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K-CLASSIC의 세계화는 ‘한국음악을 서양음악처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한국음악의 아름다움을 세계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일’이어야 한다. 문화적 자긍심도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문화적 자긍심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낮추어 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우리의 문화 역시 당당하게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믿음이다. 우리가 세계의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듯 세계의 관객도 우리의 음악을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제 한국 문화는 ‘K’라는 접두어를 붙이는 것만으로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시대를 넘어가야 한다. K-POP이 그랬듯 K-CLASSIC도 이름만으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 좋은 음악과 뛰어난 예술가, 지속적인 공연과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의식의 변화다.
예술가는 국내 무대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하고, 행정은 예술가의 창의성을 통제하기보다 지원해야 한다. 기업은 문화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관객 역시 전통과 클래식이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K-CLASSIC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젊은 음악가가 새로운 방식으로 전통을 해석하고, 젊은 관객이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연장만이 무대가 아니다. 광장도 무대가 될 수 있고, 미술관과 박물관, 학교와 거리, 온라인 공간도 음악의 무대가 될 수 있다. 문화의 영토를 넓히는 것은 결국 상상력의 문제다. 우리가 가진 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누구와 연결할 것인가. 어떤 언어로 세계에 이야기할 것인가.
K-CLASSIC은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은 거창한 구호보다 한 번의 좋은 공연, 한 편의 새로운 작품, 한 명의 젊은 음악가, 한 사람의 열정적인 문화기획자에게서 시작될 것이다. 이제 K-CLASSIC은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 안에서만 박수받는 음악이 아니라 세계의 무대에서 대화하는 음악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가곡이 베를린과 파리, 런던과 뉴욕, 도쿄와 타이베이의 관객을 만나고, 우리의 전통음악이 세계의 다양한 음악과 만나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는 날을 만들어야 한다. 그 길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의 역사는 언제나 누군가의 도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화적 자부심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는 행동이다. 음악가의 열정, 기획자의 상상력, 기업의 후원, 정부의 정책, 시민의 관심이 하나로 연결되어야 한다. 탁계석 회장이 보여주는 열정도 그러한 변화의 작은 불씨가 될 수 있다. 이제 그 불씨가 한 사람의 열정에 머물지 않고 더 많은 음악인과 시민에게 옮겨붙어야 한다.
K-CLASSIC은 단순한 음악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세계에 이야기하는 하나의 문화적 언어다. 한 민족의 문화적 긍지는 과거를 자랑하는 데서 완성되지 않는다. 과거의 유산을 오늘의 창조로 바꾸고, 그것을 미래의 세계와 나누는 데서 완성된다. 우리의 음악은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아름다움을 세상에 들려줄 용기다. K-CLASSIC,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가자. 우리의 전통이 세계의 미래와 만나고, 우리의 가곡이 새로운 시대의 노래가 되며, 한국의 음악가들이 세계의 예술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날까지, 민과 관 모두의 의식과 행동이 달라져야 한다. 문화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세계는 지금도 새로운 음악과 새로운 예술을 찾고 있다.
그 세계의 문을 두드릴 차례가 바로 우리에게 왔다.
Artist ERDOS HAN KYUNG 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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