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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AI 이후 교육, 정답을 풀어낸 뮤지컬 《따오기》

학생을 믿어야 미래가 열린다

K-Classic News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PHOTO: 차형민

 

AI 이후의 교육이 AI 이전과 같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AI는 이미 기술과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으며,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 역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기억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상상하느냐이다. 얼마나 많은 정답을 외우느냐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고, AI와 협력하며,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 갈 수 있느냐가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최근 창녕에서 공연된(5월 21일) 학생 주도형 뮤지컬 《따오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하나의 분명한 답을 보여주었다. 학생들이 직접 가사를 만들고, 역할을 수행하고, 무대를 준비하며, 스스로의 감동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것은 교사가 가르쳐서 얻어진 결과가 아니라 학생이 주인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창조적 에너지의 폭발이었다.

 

가르치는 교실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고 만드는 현장이어야

 

뮤지컬 《따오기》가 특별한 이유는 결과보다 과정에 있다. 학생들은 단순히 공연의 출연자가 아니었다. 스스로 고민하고, 협력하고, 갈등을 해결하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갔다.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고, 친구와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은 기존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암기와 설명 중심 수업으로는 만들어 내기 어려운 것이다. 예술은 단순한 과목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 협동 능력을 깨우는 종합적 학습의 장이다.지금도 대안학교와 현장 중심 교육을 실천하는 수많은 교육자들이 이러한 길을 걷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공교육 시스템이 여전히 과거 산업화 시대의 문법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창작 재미소 탄생과 맞물려 신교육 운동으로

 

AI 이후 교육의 핵심은 '질문하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검색의 시대가 지나고 질문의 시대가 왔다. 이제 학생은 답을 외우는 존재가 아니라 질문을 설계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K-Classic의 **‘창작 재미소’**는 새로운 교육 실험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설화와 전설을 학생들이 직접 탐구하고, 이야기로 만들고, 노래와 연극, 뮤지컬로 구현하는 과정은 단순한 예술교육이 아니다. 그것은 미래형 융합교육이며, 상상력 교육이고, AI와 인간이 협력하는 새로운 학습 플랫폼이다. 《따오기》는 바로 그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지역 소멸 막고 저출산 소생하는 동력으로

 

AI 이후 시대는 산업화와 현대화가 만들어 낸 도시 집중 구조를 재검토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역은 더 이상 낙후된 공간이 아니다. 지역은 역사와 문화, 자연과 공동체가 살아 있는 거대한 교육 자산이다. 학생들이 지역의 설화와 전통을 몸으로 체험하고, 이를 창작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키운다. 그것은 단순한 관광이나 체험을 넘어 삶의 뿌리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만약 전국 곳곳에서 《따오기》와 같은 프로젝트가 이어진다면 지역은 새로운 교육의 무대가 되고, 청소년들은 지역 속에서 미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 소멸과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는 문화적 토대가 될 수 있다. 글로컬 중심 선순환 생태 구축해야 한다.

 

학생이 주인공, 지역이 교과서, 예술이 삶과 연결되는 교육을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연습을 이어 갔다는 이야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것은 강요가 아닌 자발성의 힘이며, 성적이 아닌 성취의 기쁨이다. 부모의 과잉 간섭이나 경쟁 중심 교육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일회성 행사로 끝내서는 안 된다. 학교와 지역사회, 기업과 동문회,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부족한 재원은 공공 예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학교 전통을 살린 기부 문화와 지역 후원 시스템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번 《따오기》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실질적 동력을 만들어 낸 임동창 선생은 예술가의 역할이 단지 작품을 만드는 데 있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예술을 통해 미래 교육의 화두를 던졌고, 학생들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출발점임을 증명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국적 확산이다. 과거의 국토순례가 청소년들에게 나라를 보여주었다면, 앞으로는 문화 순례와 창작 체험의 길이 열려야 한다.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교육, 지역이 교과서가 되는 교육, 예술이 삶과 연결되는 교육. AI 시대의 새로운 문법은 이미 창녕 《따오기》 무대에서 시작되었다. 미래는 학생을 믿는 곳에서 열린다. 

 

PHOTO: 차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