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임준희 작곡가, 임창은 지휘자, 탁계석 대본가
김은정 기자: 회장님, 9월 5일 광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송 오브 아리랑 공연, 정말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탁계석 회장: 네, 광주시립합창단을 중심으로 부산, 대구 시립합창단이 함께한 합동 무대였습니다. 임준희 작곡가의 송 오브 아리랑은 광복 80주년에 걸맞은 작품이자, 영호남 화합이라는 상징적 캐치프레이즈를 구현한 무대였지요. 객석의 열기는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우리 민족 DNA 속에 흐르는 아리랑 정서를 건드려서 하나의 울림으로 합쳐졌습니다.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을 보며, 아리랑이야말로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는 노래라는 확신을 다시금 얻게 되었습니다.
베토벤의 합창이 인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했듯, 한국인에게 아리랑은 독보적인 정서적 호소력을 지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맞습니다. 세계적인 명곡들, 베토벤 합창을 포함해 카르미나 브라나 등 우리가 거의 다 들어왔지만, 적어도 우리 국민과 해외 동포들에게 아리랑만큼 직접적인 소통력을 가진 음악은 없습니다. 강원도, 영남 밀양, 진도 아리랑처럼 지역마다 다르지만, 결국 같은 뿌리라는 인식이 형성됩니다. 이번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민족 정체성과 화합을 재확인하는 장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송 오브 아리랑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되어야 할까요?
이제는 영호남 화합을 넘어 강원, 제주, 경기, 전북, 전남 등 전국 단위로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이를 ‘아리랑 KTX 프로젝트’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지역 간 경계를 허물고 교차 네트워크를 형성해, 예술단체와 공연장뿐 아니라 사회단체,오피니언 리더, 로타리, 라이온스 같은 시민조직이 참여해야 합니다. 이들이 주최자가 되어야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사회적 화합 운동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사회단체와 기업까지 참여하는 구상이군요?
그렇습니다. 사회단체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참여할 기회를 열어주고, 기업들은 ESG 경영 차원에서 이런 공연을 지원해야 합니다. 민간합창단이 연합해 국경일, 도시 승격 기념일, 기업들이 신년·송년 음악회 같은 자리에서 아리랑을 울려 퍼지게 한다면, 이는 곧 한국형 합창운동의 거대한 물결이 될 것입니다. 과거 베토벤 합창이 신년, 송년 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 전통처럼 성행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아리랑 합창이 오늘 시대정신을 담아 자리 잡아 가야 합니다.
해외 동포와 세계화를 염두에 둔 전략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해외 동포들에게 아리랑은 향수를 자극하는 ‘조국의 소식’입니다. 이번 작품을 디아스포라 콘셉트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미 송 오브 아리랑은 6부에서 외국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열려 있습니다. 앞으로 세계 합창제가 되려면, 베토벤의 합창과 ‘맞장을 뜰 수 있는’ K-콘텐츠로 발전해야 합니다. 나아가 아리랑은 평화를 노래하는 메시지로, 전쟁과 억압에 신음하는 민중들에게 베르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처럼 희망과 연대를 상징하는 노래가 되어야 합니다.
이번 광주, 부산, 대구시립합창단 3개의 합창단이 연합 공연인 만큼 연습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군요.
이를 주도한 임창은 지휘자가 부산, 대구시립 연습장을 찾아서 맹연습을 했고, 거꾸로 부산 시립 이기선 지휘자,대구 시립 공기태 지휘자도 동일한 방식으로 훈련을 했으니 어찌보면 3인 3색의 송 오브 아리랑을 감상하는 최초의 합창이 아닐까 합니다. 임 지휘자는 오고 가는 등 힘든 점도 있었지만 광복 80주년이어서 여느 때와 다른 큰 보람과 긍지를 느겼다고 했습니다.
평소 회장님께서 대작 공연을 통해서 합창단의 성장은 물론 단원들의 팀웍, 합창단의 존재감이나 위상이 세워진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오래전에 민간합창단 아리랑 코러스가 임준희 작곡가의 '칸타타 한강'을 예술의전당에서 했어요난곡에 속하는 것인데 상당한 연습 과정으로 이 작품을 한번하고 나서 합창단 수가 늘고 특히 아마추어합창단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10만원 티켓을 매진시켜 한국합창사에 이변을 낳았죠. 단원들이나 지휘자도 평생 잊지 못할 기록을 남긴 것입니다. 관객의 반응은 말할것도 없이 감동의 도가니였으니까요.
끝으로, 회장님의 비전과 바람을 들려주신다면요.
저는 아리랑이 단순히 한국의 민요가 아니라, 세계가 함께 부르는 평화의 합창이 되길 바랍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손에 손잡고 강강수월래를 춤을 추며, 아리랑을 통해 인류의 화합과 번영을 노래하는 날이 올 것을 예측합니다. 그것이 바로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오늘로 확장시키고 미래 세계가 공존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따라서 지역의 단체들, 아리랑 연구 단체들, 시민사회, 기업이 ‘아리랑 화합 네트워크’를 결성해 상시적으로 공연을 이어가는 플랫폼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동시에 해외에서도 디아스포라 합창제를 열어 한국인과 현지인 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서도록 유도하면서, 진정한 ‘글로벌 K-Classic 합창운동’을 전개해 나가려고 합니다.
강기정 광주시장님과 광주시립합창단원들이 포토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