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제2회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은 완성의 결과가 아니라 출발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라는 점에서, 이번 무대는 현장 실습이자 실험의 장이었다. 티켓 판매라는 즉각적 성과는 없었지만, 그것은 실패의 지표가 아니라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데이터였다.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어디에 놓을 것인가를 다시 묻는 계기였다.
작품이 스스로를 증명하다
이번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작품 그 자체가 청중과 직접 만났다는 점이다. “감동적이다”, “신선하다”, “우리만의 색깔이 분명하다”는 반응은 연출이나 홍보의 결과가 아니라 음악의 본질이 증명한 결과였다. 박영란, 김은혜, 임준희, 오숙자, 장은훈, 정덕기 등 참여 작곡가들의 작업은 단발성이 아닌, 오랜 시간 축적된 세계관의 집합이었다.
마스터피스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별된다
마스터피스는 ‘잘 만든 작품’의 다른 이름이 아니다. 반복 연주와 재해석, 시간이라는 냉정한 비평을 견뎌낸 작품만이 살아남는다. 개인의 재능이 아닌 시스템과 플랫폼 안에서 작품이 숙성될 때, 비로소 명작 후보군이 형성된다. 이번 페스티벌은 그 선별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보여주었다.
티켓이 아닌 가치의 시장으로
티켓이 팔리지 않는 구조를 억지로 보완하는 데 에너지를 쏟기보다, 마스터피스의 위치를 격상시켜야 한다. 대사관, 공공 외교 공간, 상징적 가치가 있는 장소에서의 맞춤형 콘서트, 후원과 브랜드 연계는 새로운 해법이다. 가치를 아는 사람이 작품을 선택하고, 그 선택이 다시 작품의 격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세계로 가기 위한 다음 좌표
이제 질문은 ‘가능한가’가 아니라 ‘어떻게 나갈 것인가’다. 외국인 아티스트와의 협업, 글로벌 도시 순회, 그리고 우리의 언어와 정서를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문법으로 번역하는 작업이 이어져야 한다. 마스터피스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누적이다. 오늘의 무대가 내일의 표준이 되는 길, K-Classic은 그 긴 항로에 지워지지 않는 좌표를 계속 찍어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