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잊힌 전쟁이 아닌 ‘평화의 주춧돌’로 다시 세우다

  • 등록 2025.12.18 08: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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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문화로, 비극을 미래의 언어로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6·25 전쟁은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큰 고통을 남긴 참혹한 동족상쟁의 비극이다. 수백만 명의 희생과 이산, 폐허 위에서 대한민국의 오늘이 세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사회에서 6·25는 점점 기억의 저편으로 밀려나고 있다. 6월 25일이 다가와도 이를 기리는 문화 행사나 예술적 추모의 장면을 찾기는 쉽지 않다. 기념식은 남아 있으되, 감동과 서사가 사라진 자리다.

 

그러나 세계를 둘러보면 전쟁은 결코 과거형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총칼을 맞대고 있으며, 수많은 민간인과 예술가, 아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6·25를 단지 과거의 상처로만 묻어두는 것은, 평화에 대한 감각 자체를 희미하게 만드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6·25를 다른 언어로 다시 불러야 한다. ‘전쟁의 기억’이 아닌 ‘평화의 주춧돌’로서의 6·25다. 아직도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와 유가족, 그리고 이 기억을 지키려는 민간 단체와 시민들이 존재한다. 기억이 사라지면 평화의 감각도 사라진다. 역사는 기록되지 않으면 반복되고, 예술로 승화되지 않으면 공허한 숫자로만 남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제안되는 것이 바로 「6·25 평화의 주춧돌 음악회」이다.

 

이 음악회는 단발성 추모 행사가 아니다. 매년 축적되는 서사와 레퍼토리를 통해, 전쟁의 비극을 넘어 평화의 가치를 예술로 기억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 플랫폼을 지향한다. 시와 가곡, 합창, 오페라 아리아, 극화된 무용과 음악극이 유기적으로 엮이며, 시대에 따라 새로운 작품이 더해지는 구조다. 기억을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방식이다.

 

시대가 바뀌면 기억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오늘의 세대에게 6·25는 교과서 속 날짜가 아니라, 동시대의 평화 문제와 연결될 때 비로소 실감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문화 콘텐츠로의 전환이라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6·25 평화의 주춧돌 음악회는 과거를 소비하는 행사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예술적 기억 장치다.

 

특히 제2회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은 이 기획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이미 평화와 인간 존엄, 상실과 화해를 주제로 한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극화된 무용 작품들이 존재하며, 여기에 새로운 위촉 작품을 더한다면 하나의 독립된 테마 섹션으로 충분히 확장 가능하다. 이는 K-Classic이 단순한 장르를 넘어, 역사와 시대를 품는 서사 예술임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6·25를 기억하는 일은 과거에 머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의 전쟁을 멈추기 위한 문화적 질문이며, 내일의 평화를 세우는 주춧돌을 놓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6·25 평화의 주춧돌 음악회를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을, 매년 새로운 예술로 다시 불러내야 한다. 

 


 

탁계석 회장 music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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