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오페라공동발전협의회(가칭) ‘오발협’ 발족 취지문

  • 등록 2025.11.18 23: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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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위기 극복 — 누가, 어떻게, 언제 할 것인가?

 

오페라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극장 시스템 전체가 결합된 종합예술의 완성체다. 성악·지휘·오케스트라·무대기술·조명·의상·연출이 모두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오페라 한 편이 탄생한다. 그러나 한국 오페라 8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전문 오페라하우스 체제는 아직도 완성되지 못했다. 국립오페라도 글로벌 표준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으며, 민간 오페라단의 열정과 희생이 그 공백을 메워왔다.

 

하지만 최근 오페라 생태계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정책 공백, 예산 지원 축소, 공연 감소, 인력 이탈—이 모든 징후는 “오페라 불이 꺼질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누가, 어떻게, 언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공동의 해답이 필요하다.

 

국립·민간 상생— 단 한 번도 성과를 내지 못한 구조적 문제

 

한국 오페라의 가장 큰 모순은 국립과 민간이 단 한 번도 실질적 상생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부·국공립 기관은 제도적 운영이 강점이지만, 민첩성과 현장성이 부족하다.
반면 민간 오페라는 창의성과 현장 역량이 뛰어나지만, 구조적·재정적 기반이 취약하다. 과거에도 여러차례 ‘협력’ ‘상생’이 언급되었지만, 실제로 실행된 적은 없다. 이는 관(官)과 민(民)의 성격 차이, 소통 방식의 단절, 제도적 매개의 부재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두 축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

 

예산 확보 없는 오페라는 관객을 내쫓는다

 

오페라는 본질적으로 제작비가 큰 예술 장르다. 무대·의상·오케스트라·성악가·기술 인력 등 최소 수백 명이 함께 움직인다. 그럼에도 한국의 오페라 지원 구조는 축소되고, 공공 예산은 단절되거나 지연되면서 민간 오페라단은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결국 예산 부족은 곧 완성도의 하락, 이는 다시 관객 이탈로 이어지고, 다시“예산 부족 → 품질 약화 → 관객 감소 → 시장 축소”라는 악순환을 만든다.

 

오페라가 사치가 아니라 ‘한 나라 예술 수준의 바로미터’라는 점을 사회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지속가능한 예산 모델을 구축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를 설득하는 것에 실패한 것은 오늘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따라서 국립 민간 양극화된 구조에 제3의 객관적 협의체 기구가 필요하다. 민간오페라단협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현장을 지탱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정부 예산의 단절, 국립과의 소통 부재, 리더십 부재 등으로 더 이상 민간단체만으로는 오페라 생태계를 견인하기 어려운 국면에 도달했다.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오페라의 퇴보는 불보듯 뻔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제 필요한 것은 오페라 전체를 아우르는 제3의 객관적 협의기구, 바로 ‘대한민국 오페라공동발전협의회(가칭:오발협)의 출범이 요구된다.

 

 

오발협은 다음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국립·민간·학계·평론·언론,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정책 플랫폼 구축이어야 한다.
예산 구조와 사업 체계를 종합 분석하는 싱크탱크 역할
현장의 문제를 정부에 직접 전달하는 대변인 기구 역할
지역 오페라, 청년 성악가, 극장 네트워크를 잇는 연결 허브
즉, 이해 당사자들끼리가 아닌 대한민국 오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객관적 중추 기구가 되어야 한다.

 

글로벌 개척 K-오페라 시대 — 무늬만 남길 것인가, 진짜 시대를 열 것인가?

 

K-오페라 시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말로는 존재해 왔다. 하지만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성악가들의 수준과 달리, 작품·극장·제작 시스템은 세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지방의 일부 극장들도 오페라 활성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래도 시장적 열망은 살아 있다고 본다.

 

문제는 어떻게 "준비"하는가이다.

 

로벌 시장에 내놓을 한국형 오페라 레퍼토리 개발
전속단·스태프·무대기술팀 양성
해외 극장과의 공동제작 체계
국가 차원의 국제 오페라 플랫폼 구축
오발협은 이 모든 과제를 “말”이 아닌 “실행”으로 전환시키는 추진체가 되어야 한다.

 

왜 지금 오발협인가?

 

지금까지의 오페라 정책·예산·시스템은 사람 한 명, 단체 하나의 힘으로는 더 이상 개선이 불가능한 지점에 와 있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고,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오페라는 결코 사치가 아니다. 오페라는 한 나라 문화 역량의 상징, 그리고 종합예술의 정점이다. 대한민국 오페라공동발전협의회(오발협)의 발족은 한국 오페라가 다시 살아나고,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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