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퓨리뷰] 평론가가 본 Piano On 20주년

  • 등록 2025.11.02 11: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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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시대를 위한 길 딱기 20년, 이제는 글로벌 시장 개척이다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K-피아노 길 닦기, 그 꾸준한 열정과 땀의 헌신 

 

길을 내고 닦는 것은 그 길을 혼자 가기 위해서 만드는 경우는 없다.누군가가 뒤따라 걸을 수 있도록, 함께 걸을 수 있도록 닦는 것이다. 그 길 위에는 언제나 땀과 헌신, 그리고 봉사가 깔려 있다. 이혜경 피아니스트의 20년, ‘Piano On’의 발자취는 바로 그런 길 내기의 역사다.

 

이혜경 교수는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도, 예술가로서의 사명감으로 ‘피아노 온’을 통해 모두가 피아노 위에서 노래하고, 피아노를 꿈꾸는 세상을 만들어왔다. ‘Piano On’이라는 이름 속에는 “피아노 위에(On the Piano)”이자 “피아노를 켠다(Turn On the Piano)”라는 이중의 의미가 공존한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예술적 연대와 교육, 창작의 공유 플랫폼으로 기능해 왔다. 수많은 작곡가, 연주자, 청년 피아니스트들이 이 길 위에서 자신의 색을 더했고, 그 과정은 곧 한국 피아노 예술의 자생력 실험장이었다.

 

바로크의 고전성과 현대 피아노 예술의 감각을 한 무대에

 

20주년을 맞아, Piano On은 새로운 ‘4현(絃)의 색깔’을 그리고 있다. 은빛 하프시코드의 섬세한 울림, 기타의 여운, 그리고 우리 색이 짙은 해금과 피아노의 중심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이번 무대는 동색(同色)의 조화와 변주의 미학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악기의 만남이 아니라, 시대와 감성의 교류이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수용의 선언이다. 특히 송은주 한국하프시코드협회 이사장과의 협업은 바로크의 고전성과 현대 피아노 예술의 감각을 한 무대 위에서 조화롭게 융합한 뜻깊은 시도다.

 

이혜경 교수의 행보가 특별한 이유는, 그가 언제나 ‘길의 주인’이 아니라 ‘길의 봉사자’였다는 점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연습실의 불빛 아래에서 새로운 세대가 걸어올 미래의 길을 닦아온 20년, 그것이 바로 Piano On의 정체성이자 예술의 진정한 가치다. 

 

K-피아노’의 정신적 좌표로 확장되어야

 

이제 Piano On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K-피아노’의 정신적 좌표로 확장되어야 한다. 서양 클래식의 단순한 수용을 넘어서, 한국적 감성과 미학을 담은 ‘우리의 피아노 예술’을 세계와 나누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창작 기반의 콘텐츠 확장, 해외 피아노 페스티벌과의 교류, AI 및 디지털 피아노 예술 아카이브 구축 등이다. 즉, ‘Piano On’은 하나의 브랜드를 넘어, K-Classic 피아노 생태계의 허브로 성장할 과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오늘의 20년은 단지 회고가 아니다.그 길은 지금도 닦이고 있으며, 그 길 위로 또 다른 세대의 피아니스트들이 걸어오고 있다. 이혜경 교수의 Piano On, 그것은 ‘믿음의 길’, 그리고 K-피아노가 세계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탁계석 회장 기자 music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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