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클래식 기획 5] 신년·송년 음악회, 우리 작품으로 새롭게

  • 등록 2025.09.23 08: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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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수입 레퍼토리 한계성 벗어나 K클래식 균형 이뤄야 발전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서양 오케스트라의 압도적 레퍼토리

 

오늘의 한국 오케스트라는 철저히 서양 음악사에 최적화된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하이든의 교향곡에서 출발해 브루크너, 말러, 쇼스타코비치에 이르기까지 별처럼 쏟아지는 서양 명곡들이 이미 거대한 산맥을 이루고 있다. 국내 지휘자와 연주자들 역시 이러한 전통의 흐름에 기대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관객은 익숙한 레퍼토리에 안도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 작곡가의 작품은 좀처럼 자리를 찾기 어렵다. 신년·송년 음악회, 교향악축제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그 비율은 99% 이상이 서양 곡에 편중돼 있다.

 

창작의 존재 이유와 문화적 독립성

 

우리 작곡가의 음악이 배제된 현실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자기 문화 없이 남의 것만 받아들여서는 독립된 품격의 국가로 인정받기 어렵다. 산업도 처음에는 선진 기술을 모방하지만, 일정 시기가 지나면 독자적 기술을 축적하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K-팝이 세계를 점령했듯, 오늘날 한국 음악계도 미래를 위한 창작 자산을 축적해야 한다. 창작 오케스트라의 존재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창작 오케스트라의 필요성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작국악단, 발레단과 현대무용단이 병존하듯, 이제는 한국 창작을 전문으로 하는 오케스트라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전통 국악과 서양음악의 혼합이 아니라, 한국의 정체성과 현대성을 담은 새로운 작품군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발전시키는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창작 전문 오케스트라로 특화시키는 방안은 정책적 차원에서도 타당하다. 이들이 쌓은 작품은 10년, 20년 뒤 서양 음악사의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SG 시대, 기업 후원과 사회적 책임

 

오늘날 기업 경영의 키워드는 ESG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며, 단순한 이익 추구가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과 대학생 응답자의 약 40%가 ‘ESG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고 답했다. 이처럼 개념은 낯설지만, 기업이 실천해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문화예술 후원은 ESG의 사회(S) 영역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대표적 방식이다. 실제로 삼성과 포스코는 신년음악회와 주요 공연을 꾸준히 후원하며 사회적 이미지 제고와 문화적 책임을 동시에 수행해왔다. 신년·송년 음악회를 한국 창작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하고 기업 ESG와 결합한다면, 이는 단순 공연을 넘어 국가 브랜드와 기업 가치 상승을 이끄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신년·송년 음악회의 혁신 과제

 

비엔나 신년음악회를 모델로 한 한국의 신년음악회는 한때 대통령이 참석할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지만, 최근에는 레퍼토리의 한계와 식상함으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베토벤 합창과 드보르작 신세계 교향곡만으로는 더 이상 감동을 주지 못한다. 이제는 각 도시의 로컬 향토성을 살린 창작 작품을 포함하고, K-Classic이 멘토링하여 오페라·칸타타 등 축적된 창작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 여기에 기업의 ESG 참여를 결합하면 지역사회와 기업, 예술이 함께 성장하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음악으로 한 해를 열고 마무리하는 신년·송년 음악회가 우리 작품과 ESG의 가치를 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문화적 소통과 위안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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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회장 기자 music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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