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절정, 오페라의 혁신' 솔오페라단, 베르디 걸작 '리골레토' 무대에 올린다

  • 등록 2025.09.17 13: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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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의 웃음 뒤, 부성애와 복수의 광기" 솔오페라단, 베르디 걸작 '리골레토'로 한국 무대 압도
고전과 혁신의 만남, 비극의 절정... 세계 정상급 캐스트와 첨단 무대 기술이 선사하는 가을밤의 오페라
'불멸의 선율 속 비극의 심장' 솔오페라단, 170년 전통의 베르디 '리골레토' 완벽 재창조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과 몰입... 광대와 공작, 질다의 운명을 한 무대에서 만난다

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 솔오페라단(예술총감독 이소영)이 올가을, 한국 오페라 무대에 또 하나의 강렬한 비극을 남긴다.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베르디의 오페라 '골레토'가 그것이다. 권력과 사랑, 복수와 파멸이 교차하는 인간사의 비극을 응축한 이 작품은 베르디 중기 대표작이자 오페라 사상 가장 강렬한 비극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은 전통적 무게감을 유지하면서도 첨단 무대 기술과 현대적 감각을 더해 ‘고전과 혁신의 완벽한 결합’을 보여줄 예정이다.

 

'리골레토'는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희곡 '왕은 즐긴다'를 원작으로 한다. 권력자 앞에서 희롱과 조롱을 일삼는 궁정 광대 리골레토는 사실 딸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아버지다. 그러나 권력과 욕망, 배신과 복수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결국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게 되고, 그 순간 비극은 절정에 이른다. 이 드라마틱한 서사는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 "그리운 이름(Caro nome)" 등 귀에 익은 명곡을 통해 더욱 강렬하게 관객의 가슴을 울린다.

 

솔오페라단은 이번 무대를 통해 고정관념을 깨고, 인간 내면의 원초적 감정을 오늘의 언어로 재해석한다. "전통의 정수를 살리되, 지금 여기의 관객을 꿰뚫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이소영 예술총감독의 말처럼, 이번 공연은 고전 오페라를 단순히 재현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특히 이번 무대는 회전무대와 첨단 영상 맵핑 기법을 적극 활용한다. 무대가 시시각각 회전하며, 전면에 투사되는 영상은 인물의 심리와 운명까지 시각화한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입체적 구성은 관객을 극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며, 새로운 몰입 경험을 제공한다. 연출은 김숙영이 맡았다. 그는 세밀한 심리 묘사와 감각적인 무대 감각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번에도 인물 관계와 인간적 갈등을 중심에 둔 섬세한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의 또 다른 축은 지휘자와 출연진이다. 지휘봉은 이탈리아 출신 거장 '마르첼로 모타델리(Marcello Motadeli)'가 잡는다. 북미·유럽·아시아를 오가며 명성을 쌓아온 그는 베르디 해석의 정통성과 드라마틱한 음악성을 겸비해 이번 무대에 특별한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역 캐스트는 세계 정상급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리골레토 역에는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을 무대로 70여 개 배역을 소화해온 명바리톤 '알베르토 가잘레(Alberto Gazale)'가 한국 무대에 첫 발을 디딘다. 국내에서는 바리톤 강형규가 교차 출연해 비극의 농도를 한층 더할 예정이다.

 

질다 역은 세계적 소프라노 캐슬린 킴과 아레나 디 베로나 주역 출신의 '나탈리아 로만(Natalia Roman)'이 맡아 맑고 섬세한 선율을 들려준다.
만토바 공작 역에는 테너 박지민과 김진훈이 캐스팅돼 매혹적이면서도 도발적인 공작의 이미지를 완성한다.

 

막달레나 역은 세계 유수 무대에서 활약해 온 메조소프라노 '안나 빅토리아 피츠(Ana Victoria Pitts)가 맡아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이 외에도 국내 최정상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 합창단, 무용수가 함께 어우러져 무대의 밀도를 높인다.

 

'리골레토'는 베르디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며, 매혹적인 선율과 인간적 드라마로 초연 이후 170년 넘게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솔오페라단의 무대는 단순한 고전의 반복이 아니다. 첨단 기술과 치밀한 연출, 세계 정상급 캐스트의 결합을 통해 고전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선사한다.

한편 솔오페라단 이소영 예술총감독은 "이번 공연은 오페라 팬은 물론 처음 오페라를 접하는 대중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길 무대가 될 것"이라며 "2025년 가을, 한국 오페라 무대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형석 문화전문 기자 yonsei68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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