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리뷰] 운심석면 콘서트를 보고- 김용원 선생, 기업, 예술, 봉사와 멋에 녹인 90세의 삶

  • 등록 2025.07.29 19: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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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구순 파티를 겸한 변시지 전시회는 한국형 노블리스 오블리제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김용원 선생 

 

사람은 태어나서 누구나 목표를 갖고 꿈을 이루고자 한다. 그러나 자기가 생각한 것에 몇 프로쯤이나 이룰까? 각자이고, 천차만별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해 온 김용원 선생의 삶과 인생을 펼쳐본다면 부럽기 그지없다, 그는 언론인 출신으로 조선일보에서 중책을 맡아 일했고, 이후 대우가 한창 상승할 때 대우전자의 사장을 맡아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김우중 회장님과 함께 1983년 민간 최초의 직업합창단을 만들었다. 기업을 떠난 그는 예술 문화 지식인 모임인 한강포럼을 35년 째 이끌고 있고, 1993년 창립한 김경원 대사와 함께한 30년간의 바그너협회에서도 우리나라에 바그너를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김용원과 떼 놓을 수 없는 또 한 분의 파트너가 바로 아내인 신갑순 ‘삶과 꿈’ 대표다. 흔히들 부창부수라고 하지만 여기선 완전히 역전 상황이 아니겠는가. 여창부수(?).. 흔히 부부를 실과 바늘의 관계라고 말하는데 당연히 공격형(?)이신 바늘이 신 여사님이고 실이 김용원 회장이 아닐까 싶다.

 

신갑순 시, 임준희 작곡의 정가 곡, 정가 강권순,  가야금 임도영

 

예술에 필수적인 예산 등의 문제를 지원하는 강력한 메세나 역할이 있어 우리들은 대우합창단이 아픔을 겪고 해산하자 만든 삶과 꿈 싱어즈와 삶과 꿈 잡지는 신선한 초록의 5월처럼 우리들에게 새로운 감각과 지적 가치, 풍요의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 백미는 강석희 작곡가에게 ‘보리스를 위한 파티’와 ‘지구에서 금성천으로’, 이영조 ‘손탁호텔’ 등을 위촉, 루진스키 ‘마네킹’ 초연을 앙코르까지 해서 전혀 소개되지 않았던 소극장 해외 오페라를 수입해 눈을 틔워 준 점이다. 더 많은 한국 작곡가들과의 작업도 함으로써 베르디, 푸치니, 비제 등 10개 작품 안에서 쳇바퀴를 돌고 있던 우리 오페라 동네에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난 20일 일요일 오후 3시, 마치 번개 모임인 듯 알게 된 운심석면(구름의 마음, 돌의 얼굴)에의 초대는 변시지 작품 페막과 함께 펼쳐진 김용원 선생의 구순 생일 파티를 겸한 것이었다. 미술 전시와 함께 모인 면면의 명사들을 보아서도 그의 삶이 얼마나 완결되고 또 풍족한 것이었는지를 새삼 확인하면서 주변과 후학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보여 준 것 같다. 그는 말수가 적으면서도 균형과 조화의 미를 통해서 고품격의 예술의 가치를 주변에 늘 전달한 움직이는 작은 메세나란 생각이 든다. 묵묵히 신갑순 여사의 창의적인 컨셉의 기획을 따르면서 우리 문화의 방향성에 길을 내어 온 것이다.

 

이날 변시지의 여러 작품과 함께 이중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와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따님 김진영 교수가 이 전시장을 통해 변 화가뿐만 아니라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열고 내년에는 300석 규모의 공연장도 만들어질 것이라니 그가 말년에 만든 문화재단을 통해서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이제 우리의 문화 수준이 세계의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겐 할 일이 너무나 많다. 관객 개발도 해야 하고, 또 세계로 나갈 수 있는 K-Art’s K-클래식 작품들도 만들어야 하고, 이런 점에서 기획력과 추진력이 매우 중요한데, 이날 김용원 구순 파티를 겸한 전시회는 한국형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는 것 같아 희망이었다. 

 

 

우리 사회가 급속한 노령화로 가면서 그래도 축적된 세대의 자산이 남아 있을 때 문화로 흘러 들어가는 생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드라마에서는 골든 캐슬이라고 여유 계층의 말년이 개인의 안녕과 휴식이 전부인냥 과대광고를 하지만, 과연 그것이 황금의 시간일까를 깨우는 것도 지금이 아닐까 한다. 그 보다는 스스로 일가를 이루었다면, 시회봉사와 공익 실현에 있음을 말하는 것 또한 예술이어야 하기에, 이 날의 행사는 단순한 생일 잔치 이벤트가 아닌 메시지를 담은 소중한 기획이었다.

 

이날 작은 음악회에는 신갑순 선생의 시에 의한 임준희 작곡가의 정가곡 발표를 비롯해서 리스트 피아노에 의한 발레, 바그너, 베르디의 아리아들이 불려져 살롱음악회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했다. 장일범 사회자의 재치있고 명쾌한 해설로 시중 즐겁고 소통이 되는 만남을 가진 것은 코로나19로 단절된 우리의 생활속의 예술이 삶의 바티민이자 윤활유임을 더불어 나누게 했다.

 

한 인간의 삶을 통해서 그 발자취가 지워지지 않고, 서늘한 그늘이 되고 여운을 남길 수 있도록 새로운 기풍의 사회가 만들어 졌으면 한다. 더욱 더 건강하셔서 더 많은 일을 하시기 바라오며 ,선물로 준 건강비법 역시 김용원 선생의 지혜가 담긴 선물이란 점에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가 걸어온 길과 습관이 기억될 것 같다, 운심석면과 함께~

 

끝으로 이 날의 콘서트 출연진 명단을 싣는다. 정가 강권순, 가야금 임도영, 피아노 신재민,발레 김다운, 소프라노 김형순, 테너 김석철, 베이스 이연승. 

 


 

탁계석 회장 기자 music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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