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리뷰 ] 문체부 국립 예술단체의 행정 통합을 보는 또 하나의 시선(視線)

  • 등록 2025.02.26 07: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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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함께 할수도 있는 ai 시대 융합의 문법 익혀야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정미숙 작가 

 

문화체육관광부(유인촌 장관)가 2월 19일 국립 예술단체의 행정 통합을 발표했다. 예술 융합 시대에 글로벌 시장 개척과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목표를 향해 상호 시너지를 부르며 다시 뛰자는 신호탄으로 현장 예술가들이 환영하고 나섰다. 이에 대한 의견을 싣는다.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이용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혼자 앉을 자리를 찾는다. 옆자리에 누군가가 앉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공간이 충분할 때는 각자 한 자리씩 떨어져 앉아 있다가, 사람이 많아지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공유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개인의 영역을 중요시하며, 각자가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사람들 사이의 거리 두기는 단순한 방역 조치를 넘어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사회적 거리는 자유를 의미하게 되었고,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들도 많아졌다.

 

예술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수십 년간 각 장르의 예술가들은 스스로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며 자신만의 성(城)을 지켜왔다. 독립적인 창작 공간과 개별적인 표현 방식은 예술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고, 다른 장르와의 협업이나 통합은 불편한 과정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습관이며, 시와 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예술 역시 더 큰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협업의 기술, 그리고 독립성과 시너지

 

협업을 한다고 해서 개인의 예술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협업이 가능하지 않다면, 그 장르는 이미 고립된 세계에서 점점 더 쇠퇴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독창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타인과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현대 예술가들이 길러야 할 중요한 힘이다. 혼자 걷되 함께할 수 있는 체질을 강화하고, 공동체 속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는 법을 익혀야 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예술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방향성이기도 하다.

 

예술의 통합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보다 시스템 내에서 조화를 이루었을 때, 예술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의 극장과 예술 기관들은 이러한 협업과 통합의 가치를 깨닫고 실천해오고 있다. 오페라, 발레, 연극, 음악 등 다양한 예술 장르가 하나의 극장에서 공존하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들은 융합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예술 환경을 조성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AI 시대의 예술,독립성과 융합의 새로운 방식

 

다가오는 AI 시대는 예술의 독자성과 융합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예술 창작의 파트너가 되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예술가들은 AI와의 협업이 창작의 본질을 위협한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AI는 기존 예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예술가들의 창작 가능성을 확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AI와 협력하면서도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독자 예술의 멀티 개념과 인식 역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단일 장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 현대 예술가들에게 요구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장르 융합이 아니라, 새로운 예술적 사고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음악과 미술, 문학과 무용, 공연과 테크놀로지가 결합하면서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형태의 예술이 탄생하고 있다.

 

혼자서도, 함께할 수도 있는 예술

 

결국,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혼자서, 또는 함께"하는 예술이다. 개별 예술가들이 자신의 영역을 지키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협업을 통해 더 큰 무언가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예술의 융합뿐만 아니라, 행정적 통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예술가와 예술 기관들이 단순한 개별 주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지속 가능하고 더 강력한 예술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우리는 떨어져 있는 것이 자유롭고,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협업과 융합의 가치를 잊어서는 안 된다. 예술은 원래 혼자서도, 함께할 수도 있는 존재였다. 앞으로의 시대는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될 것이다. AI와의 협업, 장르 간 융합, 그리고 행정적 통합을 통해 우리는 더 원숙한 예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탁계석 회장 기자 music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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