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K 가곡 베리즈모(verismo)를 창시하며!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성악가들은 무대가 주어지면 무엇을 불러야 할지 고민한다. 주부가 식단을 준비하는 것이나 외출 때마다 어떤 옷을 입을까를 고민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레퍼토리, 메뉴, 의상의 선택처럼 어려운 것이 무대에 서는 사람의 입장이다. 굳이 가곡의 변천사를 읽지 않는다 해도 가곡 역시 유행가처럼 시대의 흐름을 따른다. 유행가만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니라 가곡도 유행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그 시절 그 때에 맞춰서 정서와 분위기가 있다.
부를 노래가 없다?! 들을 노래가 없다 ?! 성악판이 시들해져 가고 있다
요즈음 성악계를 보면 ‘무엇을 불러야 하나?’ 깊은 고민이 드는 것은 아닐까? 솔직히 성악의 기량은 어마하게 높아졌다지만 딱히 부를 노래가 없다. 그 옛날 희망의 나라로 (테너 이인범), 목련화(엄정행), 향수(박인수), 10월의 어느 멋진 날(김동규).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 공전의 히트를 한 소프라노 이규도. 그러니까 시대를 대표하는 가곡의 트랜드가 있었고, 이 국민적인 인기로 방송이 앞장서서 전국화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그러나 세대도 바뀌고 무대도 바뀌고, 그 가곡의 추억만을기억하는 분들이 동호인이란 이름으로 남았다. 그러나 가곡의 향수만으로 오늘에 보급이 되는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신(新)가곡이나 현대가곡을 대학에서 거의 연구하지 않는다. 아카데미의 본령에서부터 창작이 살아나야 하는데 언감생심이다.
이처럼 시대는 변하는데 고정관념에 묶여 가곡을 잃어가고 있다면 가곡의 미래가 어찌될까? 대중이 아는 곡을 불러야 호응이 있고 박수를 받는다. 새로운 흐름의 가곡을 만들려는 시도들이 없지 않지만, 한 해에 수백곡이 작곡되는 가곡 발표 역시 대부분 1회성이다. 무엇을 불러야 할까? 노래 앞에서 성악가들이 물려 있는 상태다. 이 거칠고 혼돈스러운 세상에 서정적인 옛 가곡만 부른다면 가곡이 나갈수가 없다.
필자가 음식 노래 시리즈를 발표를 한 것이 2008년이니까,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첫 곡인 ‘와인과 매너’(정덕기) 이후 김치, 된장, 불고기, 막걸리가 나오면서 큰 화제를 불렀다. 여기저기서 터져나와 100여 곡이 넘는 푸드송이 나왔으나 요즈음엔 주춤해졌다. 물론 지금도 여러 합창단에 의해서 음식 노래들이 불려지고는 있지만, 시절을 뛰어 넘지 못했다. 가곡에도 시효가 있는 것일까?
신상품 효과, 시장 활성화로 침체된 위기 상황의 극복을
그러다 최근에 우연히 최천희 작곡가의 일상어로 만든 가곡에서 새로운 가곡의 방향을 발견했다. '나는 울고 싶다', '나는 좋다는 말이 좋다'는 극히 평범한 가사들로 곡을 만든 요리법이어서 충격이었다. 이는 분명히 새 어법이다. 여기에 새 이름표를 달고 싶다. ' K가곡 베리즈모'! 그러니까 현실주의, 사실적인 오늘의 세상을 그려내는 가곡이다. 지금은 낭만시절이 아니고, 내전을 치루는 듯한 광폭의 세상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주제에 접근해 보자는 것이다. 리얼리티하면서도 동시에 향토성 가곡도 개발도 하면서 세대차 극복도 가곡이 해야 할 작업들이다.
오늘날 동호인 성악이 활성화에 비해 우리 전문 성악가들이 너무 위축되어 있다. 가수가 부를 노래가 없다면 어디에 힘을 쓸 것인가. 외국 레퍼토리를 동경했던 시절이 있었고, 뮤지컬을 사용 하기도 하지만 정작 내 것이 없다면 성악은 외화내빈이다. 성악가들의 출충한 기량을 뽐내면서도 연주법과 테크닉, 효과를 살리는 K가곡이 필요하다.
맛, 흥, 내용 전달이 되는 가곡의 매력 살려야
노래 맛과 폭소, 흥과 신명을 한 테이블에 내놓았으면 한다. 소비자가 K클래식이 무엇인가? 이같은 물음에 답이 필요하다. 'K 가곡 베리즈모(verismo)'가 침체된 가곡에 활력을 불러 일으키고 성악가들의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투어 공연을 하면서 지역과 상생의 협업이 되었으면 한다. 많은 관심과 협조를 당부 드린다.
우선 경남을 시작으로 지역이 갖고 있는 고유성, 향토성의 보물을 캐내는 작업이다. 경남음악협회( 지회장:백승태)의 거제, 거창, 고성, 김해, 남해, 마산, 밀양, 사천, 양산, 진주, 진해, 창녕, 창원, 통영, 함안, 함양, 합천이다. 향후 가곡 뿐만 아니라 실내악 등의 창작 개발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베리즈모: (이탈리아어-Verismo) : 19세기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문학,음악상의 운동. 현실파라는 뜻으로 자연주의가 이탈리아에서 발전한 것인데, 당시의 반낭만적 오페라 작곡가 레온카발로, 마스카니 등의 오페라 따위에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