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굿스테이지 2월호 [탁계석 공연 정책 비평]

  • 등록 2025.02.05 20: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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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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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예술, 불판을 바꿔야 산다

 

모방을 넘어 혁신과 창조가 살아야

 

우리 것을 등한시하고 외국의 레퍼토리에만 경도되는 것이 부끄러운 자화상일 수 있다.오케스트라와 합창이 서구에서 수입된 장르이지만 유학을 통해 오늘의 기술력에 다 달았다면 이제는 우리 것과의 균형도 맞춰야 한다. 아시다시피 예술이란 게 앞선 것에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때로는 혁명을 하면서 시대 예술이 창조되지 않던가. 기존의 것에 익숙해 안주한다면 예술의 욕망은 잉태하지 않는다.

 

부퐁논쟁(Querelle des Bouffons)은 18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벌어진 오페라 논쟁으로, 프랑스의 고전적 음악 전통과 이탈리아의 혁신적 음악 스타일 중 어느 것이 우월한가를 두고 당대 지식인들이 논쟁을 벌인 것이다. 독일 오페라 바그너 역시 이탈리아와는 다른 독자적인 것으로 ‘총체예술(Gesamtkunstwerk)’ 개념을 내 놓았다. 바그너와 베르디는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전혀 산맥이 다른 오페라 봉우리를 세웠다.

 

우리는 언제까지 콩쿠르에 취해 모방만 할 것인가? 지난 반세기 이상 공공예술이 우리를 이끌어 왔고 그 주도성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 낡았다. 벽에 금이 가고 칠이 벗겨져 있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비유하자면 냉장고의 식은 음식 데워내는 포퓰리즘으로 연명하고 있지는 않은지? 창작산실로서의 기능이 죽어 현장감이 떨어지는 사대주의 모방 예술을 재현하는데 급급하다. 자율과 자유가 결핍되고 특히 예산이 없어 무엇도 할수 없는 구조적 모순에 처해있다


공공의 구조적 한계 홀로 돌아 누울수 없다면

 

예산의 95% 이상이 인건비에 사용되면서 국민 정서의 왜곡이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때문에 유인촌 장관은 그 지역마다 특성을 살리고, 그 대표 단체 육성을 통한 작품 개발에 지원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을 대신하여 비평과 언론이 앞장서야 한다. '쿼터제', '모국어 예술법' 도입은 우리 것의 자긍심과 우리 상품 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이다. 어디서든 변화는 어렵지만 그 한계를 벗어나는 노력에서 경쟁력이 생긴다. 지나친 외국 사조에 기운 것에는 대학 아카데미의 책임도 크다. 교육에서 부터 우리 전통이나 국악을 배우지 않아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하려고 할 때 악기 이해나 주법 등의 지식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앞으로 오케스트라나 합창 지휘자를 뽑을 때 우리 것에 대한 이해와 기술을 갖추었는지도 공모 자격 기준에 넣어야 한다. 어려서 유학을 가서 한국의 역사와 인문, 전통을 모른다면 한국 작품에 손이 닿기가 쉽지 않다. 이 모든 것들이 일방통행식이어서 창작과 연주가 따로 노는 현상이다. 그 시절 그 때는 그러 했더라도 시대가 변하면 거기에 맞추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전통, 국악,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 사회에서 배워야

 

짧은 임기의 예술감독으로 어떤 색깔, 어떤 차별성을 확보 하기가 사실상 가능하지 않은 것도 우리 공공예술단의 특징(?)이다. 그래서 창작 쿼터제를 통해 변별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솔직히 더 유능한 세대들이 취업을 생각할 수 조차 없는 붙박이형 기득권 예술단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유연성도 필요하다. 최근에 문체부가 청년 예술가들에게 인턴 방식의 참여 기회를 준 것은 그나마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다. 더 많은 민간 합창단들과 오케스트라가 만들어 지고 경험자들이 차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운동도 필요하다. 모든 것이 속도가 엄청 빨라졌고 세대와 환경도 바뀌었다. 공공의 자세 변화, 관점 변화로 오늘의 타이밍을 잘 읽었으면 한다.

 

고기가 타는데도 불판을 바꾸지 못하는 식당이라면 주인을 바꿀 것인가? 손님을 바꿀 것인가? 해묵은 국경일 외국 레퍼토리 논란을 보는 시선이 그래서 불편하다. 어떤 경우이든 ‘복사본’은 ‘원본’을 넘지 못한다. 이쯤에서 균형과 조화를 통해 우리 예술이 도약해야 한다. 때를 모르고 기회를 잃으면 존재의 이유가 사라질지 모른다. 모든 것은 소비자가 떠나면 그만이다. 아무리 자리 좋은 백화점도 택배라는 흐름에 대비하지 못해 문을 닫고 있지 않은가. 공연장 상권이 무너지지 않게 변화에 물꼬를 터야 하겠다. (쫑)

 

 

탁계석 회장 기자 music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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