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본격적인 기후 위기 증후군이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때가 왔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홍수, 가뭄, 폭염, 산불, 동식물의 멸종, 해수면 상승. 이런 일들이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동시에 환경 국제법은 매우 강화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ESG 경영을 통해 규제를 준수하려고 애쓰고 있다. 신예 탁현욱 작곡가가 기후 위기에 예술가들이 앞장서야 한다며 작곡발표회를 갖는다. 오는 17(화) 중구 을지로 4가에 있는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창작곡만으로 된 기후 위기 컨셉이다. 탁 작곡가는 예술이 캠페인이나 강연보다 강한 설득력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에 발표되는 창작곡은 클라리넷과 가야금을 위한 ‘호수’(클라리넷 김욱, 가야금 송정민).피아노를 위한 ‘네 개의 노르웨이 정경’(피아노 전유라),플루트, 베이스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녹는 빙하’(플루트 김석중, 베이스 클라리넷 김욱, 피아노 이선옥). 첼로 독주를 위한 ‘카멜레온’(첼로 오재경),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 Fata Morgana’ 바이올린 전유진, 첼로 조여은, 피아노 전유라이다. 후반부에 현악 4중주를 위한 ‘산소’바이올린 I 김주은, 바이올린 II 김희은, 비올라 박수연, 첼로 오재경, 지휘 김욱이다.
작곡가 탁현욱
서울예고(사사:강은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과(사사: 김성기, 유병은, 이영조)를 졸업하고 빈 국립음대 작곡과에서 대위법(사사:Dietmar Schermann)과 작곡(사사:Michael Jarrell)을 전공하고 학사, 석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독일 바이마르 현대음악제 작곡콩쿠르에서 2위, 청중상을 수상하였으며, 벨기에 Sorodha 국제 작곡 콩쿠르에서 청중상, 특별상을 수상하였고 ISCM 폴란드 지부에서 주최한 Kazimierz Seorcki 국제 작곡 콩쿠르에서 3위,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였다.
2023년 베를린 창작음악페스티벌 참가
[곡목 해설]
4개의 노르웨이 정경
이 곡은 노르웨이에서 볼 수 있는 자연 현상을 테마로 해서 쓴 곡이다. 노르웨이는 고위도에 위치한 관계로 겨울철에 해가 아주 짧게 뜨는 극야, 여름에는 거의 해가지지 않는 백야 현상을 보인다. 이 곡은 이러한 극지방에서 볼 수 있는 빛의 변화와 여러 현상을 묘사하였다. 1악장은 여명 즉 해가 뜨기 직전을 묘사하였으며, 2악장은 해가 지기 직전의 모습을 묘사하였으며, 3악장은 백야에 대해 묘사하였다. 마지막 4악장은 극야, 즉 하루 종일 해가 뜨지 않는 밤과 같은 현상에 대해 묘사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진기한 극지방 풍경들을 피아노의 다채로운 화성과 음색으로 표현하려고 하였다.
녹는 빙하
빙하가 녹는다는 것은 단지 콜라잔에 있는 얼음이 녹아 없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아니다. 수천~수만 년 동안 쌓인 얼음 속에는 그 긴 기간 동안의 자연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제 그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우리는 그 속에 담긴 시간과 생명, 그리고 자연의 역사를 잃어가고 있다. 이 곡은 무너져 내리는 빙하를 향한 애도와 함께 빙하를 보존해야 한다는 절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빙하를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한다.
카멜레온
이 곡은 자연 보호를 테마로 하고 있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응하며 생존하는 카멜레온의 독특한 특성을 첼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세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악장은 카멜레온이 가진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인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상 표현과 주변 환경에 적응하여 색상을 변화하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두번째 악장은 카멜레온의 변화를 다양한 음형과 주법으로 표현하였다. 세번째 악장은 사냥하는 카멜레온을 묘사한 것으로, 느린 동물 같지만 그 어느 동물보다 빠르게 사냥하는 카멜레온의 놀라운 사냥 모습을 묘사하였다.
호수
국악기인 가야금과 서양악기인 클라리넷이 연주하는 이 곡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위태로워진 호수의 모습 담고 있다. 두 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절망적인 모습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1악장은 ‘스모그에 뒤덮인 호수’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오염된 공기와 물로 뒤덮인 안타까운 호수의 풍경을 묘사한다. 2악장은 ‘말라져 가는 호수’로, 가뭄과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물이 말라가는 호수의 모습을 묘사한다. 가야금의 건조한 음색과 클라리넷의 희미해지는 소리를 통해 메마른 호수의 절망감을 표현하였다.
파타 모르가나
‘Fata morgana’는 우리말로 신기루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이다. 불안정한 대기층에서 빛이 굴절하면서 생기는 자연 현상이다. 더운 여름 날 아스팔트 도로에서 물이 고여 있는 듯한 현상이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는 일상의 자연 현상에서 때때로 신비로운 경험을 한다. 특별히 ‘신기루’라는 다소 환상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 현상은 예술 음악과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 주제로 곡을 쓰게 되었다.
신기루에는 상방굴절 신기루, 하방굴절 신기루 등 여러 형태가 있으며, 이러한 신기루의 여러 특성들을 곡의 주요 모티브로 사용하였다. 곡의 시작부분은 신기루의 발현, 중간 부분은 전개, 마지막 부분은 사라짐을 묘사하고 있다.
산소
산소는 우리의 생명에 필수적인 요소로, 대기의 가장 중요한 구성 원소이다. 그러나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로 인해 산소를 공급하는 자연의 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위협 속에서 산소의 소중함과 그 존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자 이 곡을 쓰게 되었다. 산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 소중한 자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곡을 작곡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작곡가 마이클 자렐 선생이 통영음악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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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계좌 1002-635-405940 우리은행(탁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