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K클래식회장 |
19일 오전 11시, 남부터미널 근처 카페 나비부인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김주은과 오숙자 작곡가
K클래식 미스터피스는 어떻게 진행되나?
기금 지원기관, 극장, 기획사를 훌쩍 뛰어 넘어 K클래식이 존재해야죠. 창작이 뻗어가야 하는 많은 과정들 앞에 틈새 공간들이 나타납니다. 이것들을 하나씩 정성스럽게 꿰고, 묶어 가면서 작품이 완성도에 이르게 합니다. 결국 수십 톤의 작품 가운데 명작만 살아남는 원리를 우리 모두가 모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K클래식 창단 12년만에 첫 기금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변곡점으로 새롭게 방향을 설정합니다. 말 그대로 '마스터피스(Masterpiece)로 가는 과정이 K클래식의 방향이자 종착점입니다. 누구라도 작품을 연주하고 싶다고 계속 연락이 오는 구조, 올수 밖에 없는 창작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고난도의 길이기에 따라 오는 사람이 거의 없는 독자 노선입니다. 일회성 공연이 무슨 말인가요? 창작 사전에 남기고 싶군요. ㅎㅎ~
작품이 나오면 연주할 사람을 찾아 나섭니다.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공통사항은 아닐 것이기에 찾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아주 특이하게(?) 창작을 고집하는 열린 의식, 개성적인 한국의 얼과 혼을 사랑하는 멋진 아티스트 연주가를 찾아 나서는 것이 그 첫째 입니다. 의식과 개념이 없는 모방형 기술자 연주가는 더 이상 버틸 곳이 사라졌습니다. 레슨 어장도 죽어 버렸고요. 때문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처럼 물어 가면 이내 거미줄 처럼 창작 아티스트 망이 구축이 되겠지요.
그러니까, 눈 앞에 보석을 두고도 안보이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보다, 좋은 것을 찾아서 하려는 이들에겐 작품은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울 것이니까요. 1년이면 이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앱을깔수 있을 겁니다. 지구촌에 앱을 깔아 K클래식 연주하면 한국 초청해 준다! 이같은 조건을 내거는 것이죠. 이미 37개국 110명의 오케스트라 명예 지휘자가 있으니 그 밭에 뿌리면 달려 올 겁니다. 나중 기업이 나서면 콩쿨을 하는것도 방법이지만 시간이 걸립니다.
창작이 힘드니까 중간 중간 당근 마켓으로 인센티브를 개발해야 합니다. 시쳇말로 띄워 주면서 돋보이게 하고, 청중도 천천히 창작 맛에 길을 들여야 합니다. 클리틱 초이스(Critic Choice ) 카드도 사용할 것입니다.
마스터피스의 절차는 이러합니다
우선 선정된 작곡가와 연주자가 만나 진지한 작품 대화를 나눕니다. 악보에 숨겨진 많은 의도를 작곡가 생존시에 듣는 것은 그 얼마나 영광이고 귀한 자료일까요? 베토벤과 연주가, 모차르트와 연주가가 만났다면 바로 음악사가 아닙니까? 물론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그래서 작품에 올인하면서 최상의 연주가 되도록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공연 전에 리허설을 겸한 살롱 음악회 기회도 주면서 연주가가 자신의 레퍼토리로 만들어야 하겠다는 의지를 키워 줍니다.
연주가 되지 않은 작품, 자기 연주곡이 없어 남의 옷을 그 때 그 때 빌려만 입는 무개성의 연주가 시대에서 탈피해야 때가 왔습니다. 그러니까 연주 기술력 평준화가 변별력을 상실케 하는 것임을 이제는 알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더 큰 문제의 하나였던 대학 제출용 요건 맞추기 석,박사 따기와 콩쿠르 우승 등의 캐리어 만들기 결과의 성적표도 속속 드러나고 있지 않나요? 빠른 사람은 이미 시장 논리에 의한 프로 연주가의 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어느 길도 쉬운 길은 없지만 막히지 않고 갈수 있는 독자 노선의 개발이 그래도 미래가 있다는 판단을 하는 연주가가 생겨날 것입니다.
연주 기술력의 시대가 끝나고 창의적 작품 시대가 열리고 있다
모든 것이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것이 단군 이래 최대 변수이고, K클래식이 길목에서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따라서 이 길을 가려는 행보의 아티스트를 찾아내는 것이면 답은 절반의 성공입니다. 굳이 안하겠다는 사람하고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성악의 경우 테너 이인범의 '희망의 나라로', 엄정행 '목련화', 박인수 '향수', 김동규 '시월의 마지막 밤' 처럼 곡하나로 스타가 된 경우입니다. 요즈음 가곡들은 청중 맞춤형으로 가사도 만들고 해서 반응에 초점을 둔 가곡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렇다면 기악곡에서도 즐겨 연주가 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아노 콘체르티노도 신상품 시장 개척의 의미가 있습니다. 글로벌 기준에서 향후 한국의 피아졸라를 배출해 세계 시장에 내놓아 보자는 것입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창작의 즐거움, 마음 동행자를 찾습니다
그러려면 작품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관심있는 연주가에게 기회를 주면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좋은 작품이 지속적으로 무대를 갖는다면 일방적인 99%의 서양 레퍼토리와 차별화가 드러날 것입니다. 관객의 반응을 쌓아가면서 청중이 형성되고, 그 호응이 외국인 연주가들에게까지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마스터피스 네이밍 홍보에 주력하면서, 티켓 사는 엘리트 청중을 목표로 한걸음, 한걸음을 착실하게 나갈 것입니다.
무엇이든 눈과 귀에 익어야 합니다. 여기저기서 악보를 달라는 요청이 오는 창작이어야 한 나라의 문화가 바로 서고 이를 이끄는 작곡가군이 바로 마스터피스 10인 작곡가입니다. 창작 1번지를 지향하는 K 클래식이 생태계 형성을 위해 디테일하게 작업을 해나갈 것입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 어디 고기 뿐일까요? 눈만 뜨면 연습을 놓치 않는 단련은 모든 분야의 공통으이지만 그러나 과거의 것입니다. 바야흐로 연주 기술력의 보편화로 패러다임 전환이 아니면 고사하는 때가 왔습니다. 그런 현상들이 도처에 목격됩니다. 일전 어느 뉴스에 3억 투자해 온 연주가가 알바한다는 소식인데, 커피숍 일하는 이들도 많고, 택배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촉이 빠른 사람, 길을 알고 있는 선수들을 모우는데 K클래식이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연비가 떨어지거나 연식이 오래되어 메연을 뿜어내는 낡은 차동차는 사양입니다. 일반인들의 경우 변화하지 않으면 '꼰대'가 되지만, 변화의 가속을 즐기는 예술인들은 연륜이 쌓이면 거장이 됩니다원로 지원기금사업에 K클래식이 답해야 할 과제이자 차례입니다.
오숙자 작곡가의 '념' 시리즈 작품 단독 발표 기회도 마련할 것
그 첫 출발에서, 30년 전 초연이후 묻혀진 오숙자 작곡가의 바이올린 소타나 '念(념)'을 이번 마스터피스 페스티벌 무대에 올립니다. 19일 오전 11시, 카페 나비부인에서 김주은 연주가와의 첫 만남을 주선하였습니다. 당시 '念' 작품은 이강숙 평론가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던 곡으로, 오작곡가의 한국 원형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이 나타나는 현대음악입니다. 다음호에 자세한 작품 노트를 올립니다. <계속>~
K클래식이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살롱 콘서트 및 리허설 공간, 엘리제홀 (양재동 서초 도서관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