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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클래식의 대중화 넘어 대중의 클래식화로 가야 한다

방방곡곡 살수차도 필요하지만 자생의 뿌리 내리는 문화로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바로크 악기 연주가 각광을 받으면서 클래식의 다양성이 전개되고 있다. 

 

 

클래식의 대중화는 하향 평준화이지만 대중의 클래식화는 상승의 업그레이드다. 예술의 지향점이 보편타당성이나 평균치가 아니다. 차별성과 특별함을 통해 욕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예술이다. 누구나 하향성 기조를 따르다 보면 '식상 테이블'과 마주치고 만다. 창의력이 없는 사회에서 모방과 획일화는 가속을 받는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려는 문화는 전시 효과이지 수준을 끌어올리진 않는다. 여름날 땡볕에 물뿌리는 ' 방방곡곡 살수차'가 그렇다. 휙 하고 스쳐지나는 순간의 기능은 있지만 근원적인 해법이 전혀 못돤다. 방방곡곡 살수차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난듯하다. 국공립 예술 단체까지 가세하는 대형 살수차가 지역을 돌며 문화를 뿌리고 있다. 여의도 양반들 수준에 딱 어울리는 것이 '민심 표'와 궁합이 맞기 때문이다. 소외 지역에 보여주는 기능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 때가 있고 그것 하나만 하는 사이 문화가 더 이상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탄력감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뿌리고 지나가면 문화의 씨도 없고 일꾼도 없는데 농사는 누가 짖는가? 천수답 문화로 자생력의 기반을 상실하는 것이다. 국립단체의 경우 그 고급 예술인력을 이렇게 대형 살수차 기능을 하는데 쓴다면 어마한 낭비다. 지역마다 예술단과의 이해충돌도 발생한다.

 

국민 향수권의 보편화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중앙박물관 도자기도 모두 꺼내서 트럭에 싣고 순회해야 형평성이 맞다. 국립이 이만하면 됐다, 그보다는 지금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K 콘텐츠 시대임을 알지 않는가. 우리의 우수한 작품을 만들어 해외 공연을 통해 위상을 높이고 이런 효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청신호가 되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역할이다.

 

그러니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타이밍을 망각하고, 그저 지역의 요구가 있다고 국립을 마구 쓰는 것은 잘못된 정책인 것이다. 지역의 문화가 살아 나라면 지역민이 주인이 되는 문화 생태계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주민 자치 문화의 성장이다. 동호인 시장의 급성장은 바로 그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태동한 대한생활음악총연합회에서 분명한 목표와 비전을 확인했다.

 

합창 강국 독일은 5만 5천7백 개가 독일 합창협회에 공식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는 통계도 없을 뿐만 아니라 3천 개가 될는지 모른다. 만시지탄 정책의 노선과 역할 분담에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가 지금이다. 

 

대한생활음악총연합회가 스포츠와 형평성을 맞추어 가려는 작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