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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베이스 길홍신, 한국 성악 더 깊숙히 뻗어가도록 돕고 있지요

상호 교류,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꾸준한 프로젝트로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코로나로 모든 나라가 힘들고 있는데 지금 이태리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탈리아의 공연 상황을 중심으로 말씀드리자면,  코로나 이전의 상황과 거의 동일하게 돌아온 상황으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지난 2022년 5월부터 단계별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지하면서 2022년 10월 대중교통에서의 착용도 해제가 완료되었습니다. 현재는 병원 및 요양시설 등 전염에 취약한 공간에서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입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공연장 및 야외 페스티벌 등도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코로나상황 이전으로 회복된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유학생들의 동향이 무척 궁금하군요.

 

코로나로 멈추었던 교류를 시작해야 할 텐데 어디서부터 풀어가면 좋겠습니까. 지난 2020년 2월, 이탈리아에서도 통행금지조치를 행함에 따라서 많은 유학생들이 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완전히 귀국을 한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2021년부터 국립음악원을 비롯한 시립음악원, 오페라극장의 아카데미 등이 정상화를 바라며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왔으며 현재는 기존의 대면 수업 방식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나라 학생들의 이탈리아 유학 상황도 예전처럼 돌아오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2000년대 후반까지 우리 나라 유학생들이 이탈리아의 주요 음악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면 현재는 그 수가 현저히 줄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코로나로 그동안의 교류가 멈추어 있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무대와 공연을 통해서 유학생들이 공부한 것들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지속적인 교류와 한국 유학생들이 좋은 공부를 이어나가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소개를 좀 해주세요. 이탈리아 극장과 서로 연대감을 가지고 여러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저는 베이스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길홍신입니다.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 후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과 밀라노 시립음악원에서 공부를 했으며, 현재 이탈리아 한국 음악인 협회(AMC in Italia)에서 협회장을 맡고있습니다. 또한 클래식 매니지먼트 spazio D의 대표로 문화 교류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밀라노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및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가수로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주요 국제 콩쿨 (Pavia, Voghera, Sissa - Parma 등)의 심사위원 및 러시아의 Moscow House of Opera으로부터 현지 오페라 가수들의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단독 초청을 받는 등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2021년, 밀라노에서 ‘국제성악콩쿨 Ponte’ 를 성공리에 진행하면서 한국 음악인들이 이탈리아 무대에 조금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매니지먼트 spazio D 의 후원으로 이탈리아 한국음악인협회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2개의 오페라 프로덕션을 제작하여 야외 공연 및 이탈리아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무대를 올렸으며, 한국의 전통음악인 판소리와 사물놀이, 민요, 무용 등을 이탈리아의 관객에서 소개하는 일 또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현지 공연계의 주요 관계자들과 자주 접하다 보니,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좋은 프로덕션을 서로에게 잘 소개하고 교류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미 3~4개의 오페라 극장과 협력에 대한 방향을 논의하며 오페라 프로덕션을 준비 중에있으며, 한국의 오페라 프로덕션을 이탈리아 오페라 시장에 직접 가져와서 소개하는 단계까지 조율을 하는 중입니다. 

 

우리 케이 클래식이 앞으로 전 세계로 나가야 하는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탈리아는 오페라가 탄생한 나라이며 오페라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곳 입니다. 이로 인한 이탈리아 청중과 이탈리아의 오페라 시장의 자부심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케이클래식’이라는 표현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오페라 시장과 이탈리아의 오페라 시장이 어떤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케이클래식’이 세계를 향해서 나가고자 하는 마음만큼, 이탈리아 오리지널 오페라 역시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번 주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강합니다. 베르디, 푸치니, 도니제티등 오페라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작곡가들의 작품은 현재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 더 활발하게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탈리아 오페라 프로덕션이 세계를 향해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 내에서 먼저 프로덕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질의 무대를 만드는 동시에 이 무대를 세계에 선보일 수 있도록 교류사업들을 희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금의 이탈리아 오페라, 클래식 시장의 상황이 우리 ‘케이클래식’을 이탈리아에 소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지자체와 오페라단, 공연장 등이 관심을 가지고 직접적인 접근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간에 이탈리아 오페라 측에서 한국의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많이 오고 또 대구에도 오고 이랬는데 앞으로 교류를 위해서 필요한 작업들은 어떤 것입니까?

 

이탈리아 오페라 극장의 형태는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나라의 공연장은 각 지자체 별로 시의회에 당해연도의 예산을 연말에 신청하여 집행하는 형태이다 보니 2~3년 전부터 프로덕션을 준비하는 이탈리아의 오페라 제작 형태와는 발걸음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spazio D 같은 중간 에이전트 형태로 직접적이고 빠른 교류 사업을 진행하는 가교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의 공연장 및 오페라단과 소통하며 Needs를 파악해서 현지의 양질의 프로덕션을 적재적소에 소개하는 형식의 비즈니스 모델이 서로에게 득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극장들과는 이미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졌기에 더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개별적이고 1회성으로 오고가는 교류가 아닌 최소 5년 이상을 바라보며 발맞추어 나아가는 형식의 문화 교류 사업을 트라이앵글 형태의 사업을 통하여 추진한다면 더욱 안정감있는 교류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현지 우리 교민들의 동호인 예술단, 합창단 오케스트라 이런 활동들은 어떤 상황인가요?

 

이탈리아는 전체 교민 사회가 1만명이 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교민을 중심으로 한 동호인 예술단이나 합창단, 오케스트라 등의 활동보다 한국인 연주자 개개인이 현지 단체에 소속이 되어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동호인 활동보다 전문적이며 프로페셔널한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에 합창단원으로 활동하시는 한국 성악가 분들도 있습니다. 많은 수의 한국 오페라가수들이 이탈리아 및 유럽의 에이전시와 개별 계약을 맺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볼로냐 극장의 오케스트라의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의 음악코치 강사, 토리노 왕립 극장의 음악코치, 바리 페투르쩰리 극장의 음악코치 등 훌륭한 개인 역량을 가진 한국 클래식 연주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곡 및 동호인 합창으로 칸타타를 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교민의 인구가 미국이나 다른 유럽에 비해서 적은 상황이기에 이탈리아 한국 음악인 협회에서는 현지 이탈리아 및 다른 유럽의 연주자들과 협업을하는 형태의 공연을 기획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에서 이탈리아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공연을 유치할 수 있다면 언제든 함께 고민하며 좋은 결과를 이루어 내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