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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신년사] '관념'을 버리고 실용에서 '금'을 캐자

사이즈를 줄여 지속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산다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계묘년 아침이 밝았습니다. 모든 것의 변속이 점차 빨라지고 숨가쁩니다. 이런 때 일수록 지혜로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변화의 적응력이 생존인 시대  

 

요즈음  MZ 세대는 자신이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직장을 바로 그만둔다고 합니다. 전 세대의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것이죠. 은행이 40대에게 명퇴를 받고 있고 이는 전 직종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커피숍에선 손님이 반말을 한다고 고객을 바로잡기도 합니다. 고속도로나 매장에서 화면 타지로 주문을 못하면 밥도 굶어야 하는 세상이 왔습니다.

 

그런데 극장들은 무풍지대인가요? 아직도 종이 팸플릿이 빼곡합니다. 탄소 중립을 생각하는 극장들의 모습이 나타나고는 있습니다. 귀국 연주회에 대관으로 날짜를 채우는 극장들은 참으로 고전적입니다. 케케묵은 공연장 운영방식이지만 자각 능력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까 한 개인의 발표회에 공간을 제공하기 보다 소비자인 관객에게 더 유익하고 효율적인 영양 식단을 만드는 것이 극장의 책임이 아닐까요?  변화가 오면 변화를 따라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관율만 가지고  행정 우위의 권한을 행사하다면  혁신이나 변신의 폭이 너무 좁은 것 같습니다.때문에 클래식이 사회를 리더해 가는 창조성마저 희박해 보입니다. 

 

도전력 키워 단절을 뚫어 내는 지혜의 리더십 필요 

 

기득권의 변화를 깨우는 비평도 시들합니다. 관념을 버리고 실용을 통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 내야 살수 있는 융합의 세상이니까요. 미국에서도 비대면의 장기화, 카톡 등의 SNS 적응으로 직접 통화가 줄어들고 젊은 세대들이 밖을 두려워한다고 합니다. 세대와 세대, 장르와 장르가 도전력을 키워 단절을 뚫어 내는 지혜와 리더십 파워가 필요합니다.

 

상상의 판타지가 '아바타'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천년도 전에 우리 조상들은 '토끼와 계수나무'를 통해 꿈을 꾸어왔습니다. 적어도 동양권에서 십이간지는 무한 가공이 가능한 콘텐츠입니다. 지난해 12월 말 코엑스에서 펼쳐진 아트페어는 우리의 방향성을 제시한 탁월한 K 콘텐츠로 금을 캐고 있었습니다.

 

올 한 해 경제가 더욱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보면서 어느 장소에서 했다는 관념을 버리고 사이즈를 줄여서 빵집이던 커피숍이던 더 작은 실용의 공간에서 공동 텃밭을 가꾸었으면 합니다. 어려운 때가 작품을 만들기 좋은 환경이란 역설을 예술사의 위안으로 삼으며, 올 한 해 건강과 더불어  영영가 있게 뛰었으면 합니다.  

 

초당 이무호 선생의 신년 휘호 퍼포먼스 

 

詩題:2023 癸卯年 恭賀新禧:계묘년 복된 새해를 삼가 축하하다.

紅梅春雪笑 홍매춘설소: 홍매화 눈속에서 미소지으니  

天地瑞雲廻 천지서운회: 천지에 상서로운 기운이 도네

猛虎深山隱 맹호심산은: 맹호가 깊은 산에 숨으니

玉免喜報來 옥토희보래: 옥토끼 기쁜 소식을 알려 오네

癸卯年元朝艸堂李武鎬國會大庭拙吟卽興揮之

 

 

초당 이무호 선생께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신년 휘호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