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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영국정원에서 석연경

K-Classic News 석연경  |

 

 


영국정원에서

                     석연경

 

 

두근거리는 하얀 아치에

그윽한 장미 향기

위에서 솟은 물이

층층 둥글게 받쳐주는 수조로

물보라 드레스가 반짝이면

그대 향한 축제가 열리네

 

빅토리아 정원에서 결혼식이 열리네

연분홍 볼에 예복 입은 연인들

장미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왈츠를 추고

화단을 따라 첼로를 연주하네

부케를 받은 장미는

수줍은 미소로 봉오리 여네

 

따스한 정원에

레이스 앞치마 여인이

식탁에 향기 더할 허브를 따네

여인의 손길은 온실

겨울에도 허브 향기 오묘하고

밤에는 별이 내려와 합창을 한다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둥근 거울』.

시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 공저 『송가 중의 송가』 외 다수.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