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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헌시] 못된 천둥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 고흐,  까마귀 나는 밀밭

 

    못된 천둥 

 

                                   탁계석

 

천둥이 친다고 해도

이럴 순 없다

 

땅이 갈라진다 해도

이럴 순 없다

 

언제나 서곡이 있고서야

울부짖는 것이거늘

 

언제나 전주가 있고서야

무너지는 것이거늘

 

어찌 이럴수가 있단 말이냐!

 

길을 가다 길이 막혀

구경을 하다 하늘 문이 닫혀

 

선체로 돌이 되고

선체로 죽은 나무로 변하고

 

어찌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하였는데

어찌 이토록 허망할 수가 있단 말인가

 

천사여, 하늘이시여,

아무 잘못 없는

이 아이들을 다시 꽃으로 환생케 하소서

 

천사여, 하늘이시여

부디 이들의 영혼을

푸른 날개 새들로 소생케 하소서

 

모든 것 잃고 비통함에 몸져 누운 이들에게

깊고 깊은 위로가 내리게 하소서

 

땅에 있거나 하늘에 있거나

늘 하나로 있게 하소서

 

깊고 깊은 슬픔

늘 평화에 젖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