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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크리스티 130억 낙찰, 한국 S 2 A에 돌아왔다

낙찰자 글로벌 세아그룹 김웅기 회장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나는 동양 사람이요. 한국 사람이다. 내가 아무리 비약하고 변모하더라도 내 이상의 것을 할 수가 없다. 내 그림은 동양 사람의 그림이요, 철두철미 한국 사람의 그림일 수밖에 없다.

 

세계적이려면 가장 민족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예술이란 강렬한 민족의 노래인 것 같다. 나는 우리나라를 떠나 봄으로써 더 많은 우리 나라를 알았고, 그것을 표현했으며 또 생각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나는 우리 항아리의 결점을 보지 못했다. 둥글다 해서 다같지가 않다. 모두가 흰 빛깔이다. 그 흰 빛깔이 모두가 다르다. 고요하기만 한 우리 항아리엔 움직임이 있고 속력이 있다. 싸늘한 사기지만 그 살결에는 다사로운 온도가 있다.

 

실로 조형미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과장이 아니라 나로선 미에 대한 개안(開眼)은 우리 항아리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한다. 둥근 항아리, 품에 넘치는 희고 둥근 항아리는 아직도 조형의 전위에 서 있지 않을까"

 

단순한 원형이, 단순한 순백이, 그렇게 복잡하고, 그렇게 미묘하고, 그렇게 불가사의한 미를 발산할 수가 없다.

 

1963.4월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환기재단 2005 p.228~229 발췌 

 

 

불혹의 나이에 교수직 내려 놓고 프랑스로 

 

작품 제작을 위해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던 예술가는 홍익대학교 교수를 역임하는 동안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로서의 고심까지 더해지게 됩니다. 국권을 자유롭게 나아가지 못하던 시기에 태어나 삶의 고달픔을 경험한 김환기는 국내 학교가 설립되고, 온전히 한국에서 미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 김환기는 예술가로서 본보기가 되고자 교수직을 내려놓고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 프랑스로 향합니다.

 

파리에서 불굴의 도전 정신을 갖고 작업을 하면서 자신의 작품이 어떻게 평가를 받을지에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자문했으며 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찾고 우리 것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김환기는 새롭고 다양한 미술문화에 흔들리지 않고 관조하며 탐색의 시기를 갖게 됩니다.

 

전통에서 영감을 구하는 성향 심화 

 

작가는 독창적이고 고유한 자기 존재를 표출하기 위해 파리, 니스, 몬테카를로, 뷔르셀에서 6번의 전시를 개최하는 등 그 누구보다 열심히 작업을 이어 나갔습니다. 이 시기 전통에서 영감을 구하는 성향은 더욱 심화되었으며, 십장생과 같은 관념적 소재로까지 소재의 범위를 넓혀 나갔습니다. 또한, 푸른색의 사용을 통해 고국에 대한 상징성과 작가의 심성을 표현하기도 하는 등 김환기는 파리에서 비로소 한국적인 것, 민족적인 것만이 세계적인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김환기의 대표작 '우주' 1972 

 

김환기의 대표작은 푸른색 전면점화 '우주' 입니다. 김환기의 작품 중 가장 큰 사이즈의 작품이죠.

'우주'는 두 그림이 합쳐져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오리엔탈리즘의 정서를 투영했습니다. 한 덩어리로 보는 우주는 곧 알알이 흩어진 점들의 자아이고, 작은 점들은 수많은 연결고리로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로 통하는 동양적 세계관과 맞닿아 있죠.  '환기 블루' 라는 푸른색, 어닝 블루로 선과 공간이 가득 찬 표현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낙찰자 글로벌 세아그룹 김웅기 회장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132억 원의 가격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낙찰 가격의 최고 기록을 쓴 작품이죠. 낙찰자는 글로벌 세아그룹 김웅기 회장이라고 합니다. 

 

김환기의 '우주'가 해외 경매에 출품 되자 미술품 컬렉터인 김웅기 회장은 "한국의 걸작이 외국으로 유출되면 안 된다"라는 생각에 경매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 미술 작품에 100억원 이상 가격 낙찰가가 없었지만 이번 낙찰을 계기로 세계 미술 시장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게 됩니다.